연준 고강도 긴축, 등 터지는 나라들..나 혼자 산다, 미국

이윤주 기자 입력 2022. 9. 23. 21:06 수정 2022. 9. 23. 23: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 가파른 금리 인상에 '강달러' 가속
자이언트스텝 하루 만에 13개국서 "금리 인상" 발표
전 세계로 고금리·고물가·자본 유출 위험 전가..'근린궁핍화' 지적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이 다른 국가에 고물가와 고금리, 자본 유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연준의 행보가 다른 나라의 경제를 희생시키면서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근린궁핍화’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연준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이후 기준금리를 올린 국가는 하루 동안 13개국에 달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2일(현지시간) 연준의 금리 인상이 전 세계적인 차입비용의 증가를 유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미국 내 물가를 잡는 데는 효과를 발휘하겠지만, 무역 상대국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유례없는 달러화 강세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신흥국의 물가 상승 압력, 외채 상환 부담, 자본 유출 가능성 등을 키우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달러화가 비싸지면 비달러화 국가에서는 수입물가가 올라가는 효과를 일으킨다. 특히 에너지 순수입 비중이 높은 신흥국 대다수는 이미 큰 폭의 원자재값 상승에 환율 상승까지 이중으로 더해지는 상황이다. 이는 결국 미국이 자국의 고물가를 주변국에 수출하는 상황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가면서 취약국을 중심으로 차입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된다. 여기에 달러화 강세로 외채 상환 부담도 크게 늘어나는 구조다. 국제금융센터 보고서를 보면 한국·태국·튀르키예·헝가리 등 20개 신흥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달러 표시 부채 비율은 2019년 말 23.5%에서 올 1분기 평균 24.6%로 1.1%포인트 상승했다.

위험자산을 기피하고 환차손을 우려해 미국 외 국가에서 투자자금이 이탈할 우려가 높아지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지적된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진 유럽, 중국을 비롯한 기타 신흥국 등의 투자 매력도가 하락하고 있어서다. 이에 최근 세계은행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과도하게 공격적이어서 극빈국의 경제적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연준이 전날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이후 세계 각국에서 기준금리 인상 도미노가 펼쳐졌다. 고물가가 워낙 전 세계적 현상인 탓도 있지만, 미국의 고금리를 좇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자국 통화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사정도 작용했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을 따라 금리 인상에 나선 나라는 영국·스위스·노르웨이·대만·홍콩·인도네시아·필리핀·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연합(UAE)·카타르·바레인·쿠웨이트·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총 13곳에 이른다. 영국·노르웨이 등이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았고, 홍콩·남아공과 사우디·UAE·카타르 등의 중동 국가가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유럽 에너지 리스크 및 중국 경기 부진,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히 증가한 글로벌 부채 등은 연말까지 달러화 강세를 촉발할 것”이라며 “이는 주요국 통화가치의 추가 하락을 유발해 자국 통화를 방어하기 위한 각국의 ‘비자발적 환율전쟁’이 이어질 공산이 높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