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정권 겨눈 검찰, 방통위 강제수사
청사·심사위원 사무실 압수수색
야당 "표적 감사..한상혁 압박용"
검찰이 종합편성채널(종편)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일부 방송사에 점수를 낮게 준 혐의로 23일 방송통신위원회를 압수수색했다.
야당으로부터 ‘표적 감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감사원이 방통위에 대한 감사자료 일체를 검찰에 넘긴 지 2주 만에 강제수사가 시작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하기 위해 감사원에 이어 검찰이 전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북부지검은 이날 경기 과천시 방통위 청사와 재승인 심사위원의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전산문서 등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 압수수색은 종편 재승인 심사와 관련된 방송정책국과 방송지원정책과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해당 부서 공무원들의 자택과 대학교수인 일부 심사위원들의 연구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TV조선은 2020년 종편 재승인 심사에서 총점 653.39점으로 기준치(1000점 만점에 650점 이상)를 넘겼다. 하지만 중점 심사 사항에서 배점의 50%에 미달하면 ‘조건부 재승인’ 대상이 되거나 승인이 거부된다. TV조선은 중점 심사 사항인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과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 항목에서 104.15점(210점 만점)을 받았고, 이는 항목 기준치인 50%에 못 미치는 점수로 최종 ‘조건부 재승인’ 판단을 받았다.
앞서 감사원은 방통위 심사위원들 중 일부가 TV조선과 채널A에 점수를 일부러 낮게 준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 감사 자료를 지난 7일 검찰에 전달했다. 감사원은 최근 당시 심사에 참여했던 인사들을 조사하며 한상혁 방통위원장과의 관계 등을 캐물었다고 한다. 감사원 조사관은 심사위원에게 “일반적으로 점수를 제출한 뒤 수정을 하는 경우가 있느냐”를 집요하게 물어봤던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 자료를 넘겨받은 대검찰청은 지난 13일 사건 관련자들의 주거지 관할을 고려해 사건을 서울북부지검에 넘겼다.
당시 심사 과정에 참여한 한 인사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점수를 조작했다면 (누군가로부터) 혜택을 보고 숨어서 해야 하는데 그런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 점수표 수정 시 공개된 자리에서 고친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방통위원장을 겨냥한 함정수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과거 종편 재승인 심사 경험이 있는 김서중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교수는 “의도적으로 협의해 안내에 따라 이뤄진 일이라는 근거가 없는 이상 수정된 흔적만 가지고 혐의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방통위는 지난 8일 설명자료를 통해 “심사위원들은 외부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심사·평가하고 방통위는 심사위원들의 점수 평가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당 추천 방통위원인 안형환 부위원장과 김효재 상임위원은 별도 입장문을 내고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위원회 명의의 입장 발표는 적절하지 않으며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박하얀·김나연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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