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살 수 없다' 3년 만에 다시 외치는 기후정의
'기후정의 요구' 각계각층 모일 듯
한재각 위원장, 시민들 참여 당부
"기후위기에 대한 공감대 생길 것"

환경단체들이 24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일대에서 ‘기후정의행진’ 행사를 연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기후정의행진에는 각계각층에서 ‘기후 정의’를 요구하기 위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주로 환경단체들로 이뤄진 ‘9월 기후정의행동 조직위원회’는 24일 시청역 인근 등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국내에서 대규모로 기후위기 집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9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기후행동’ 행사가 열린 바 있다. 기후위기 상황이 더는 대응을 미룰 수 없는 ‘비상사태’라는 내용이 주제였다. 당시 대학로 일대에서 5000여명 규모의 행사가 열렸을 때 환경 분야 문제로 이렇게 많은 인원이 집회를 연 것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대규모 집회가 제한된 탓에 대규모 기후행동은 열리지 못했다. 주최 측인 ‘9월 기후정의행동’ 측은 올해 행진에 참여할 시민들의 수가 약 2만~5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년이 지나는 동안 기후위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더 넓고, 깊어졌으며 위기감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재각 ‘9월 기후정의행동’ 공동집행위원장(사진)은 지난 21일 기자와 인터뷰하면서 “2019년에는 ‘불이야’라고 목 놓아 외쳤던 거라면 이제 불을 누가 질렀는지, 지금도 지르고 있는 사람은 누군지 물으며 기후 ‘불평등’을 고발하고, 해결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정의행동은 행진 구호를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로 정했다. 지난 7월 파업에 나섰던 대우조선해양의 하청노동자가 스스로를 옥포조선소 독 화물창 바닥에 용접하고 들어가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던 것의 오마주다. 한 위원장은 “값싼 노동을 이용해서 힘들어지는 노동자의 삶과 값싼 자연을 과도하게 이용해서 생기는 ‘기후위기’는 본질적으로 같다”며 “‘이대로 살 수 없다’고 외치는 노동자들의 구호가 우리의 구호와 전혀 다르지 않다고 봤다”고 말했다.
9·24 기후정의행동은 불평등이 기후위기의 결과이면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기후위기를 일으킨 온실가스 배출은 대부분 기업의 이윤 추구, 최상위 계층의 막대한 부에 의해서 이뤄졌지만,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은 저개발 국가와 취약계층에게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1일 9·24 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와 ‘다른 세상을 만드는 봄바람’이 ‘혼쭐내러 가자 기후악당’ 강남 행진에 참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이 기후악당으로 지목한 삼성은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기업이고, 포스코는 한국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한다. 한 위원장은 “한국 자본주의의 심장인 강남에서 행진하며 자본주의를 넘어설 필요성을 기업에 이야기해 보자는 취지”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기후 정의’라는 언어가 다양한 시민들을 엮을 수 있는 열쇳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24일 행진에 많은 시민이 참여해달라”며 “기후위기에 대해 고민하는 개개인들은 우울하고 불안하지만,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며 해방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9월 기후정의행동 조직위’는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집회를 열기 위해 서울시와 경찰에 사용 신청을 냈다. 하지만 서울시는 ‘미리 허가한 행사가 있다’, 서울경찰청은 ‘교통 불편 야기’ 등을 이유로 집회 금지를 통보했다. 조직위는 법원에 집회 금지 처분 취소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지난 22일 기각했다.
강한들·김기범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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