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예비군 '징집 도피 행렬'..독일·EU "탈영병 망명 신청 받겠다"
무비자 인접국 국경·공항 북새통
유럽, 반푸틴 세력 보호 의사 밝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비군 30만명을 대상으로 부분적 동원령을 내린 가운데 러시아에선 이를 피하려는 수많은 인파가 국경에 몰리고 있다.
이에 독일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 탈영병의 망명 신청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낸시 페이저 독일 내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존탁스차이퉁(FAS)과 인터뷰를 갖고 “심각한 탄압 위협을 받는 탈영병들은 원칙적으로 독일에서 국제적인 보호를 받는다”며 “푸틴 정권에 대항해 큰 위험에 처한 이는 누구든 정치적 박해를 이유로 망명을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치적 망명이 자동으로 승인되는 것은 아니며 망명 신청 승인 여부는 안전점검이 이뤄진 후 개별 사례별로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아니타 히퍼 EU 집행위원회 대변인도 동원령 선포 후 러시아를 탈출한 사람들은 EU에 망명을 신청할 권리가 있다며 EU 회원국들이 이에 대한 공동 접근방안을 찾고 있다고 DPA통신에 말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1일 푸틴 대통령이 부분 동원령을 발포한 직후 러시아에선 징집을 피해 국외로 도피하는 이들의 행렬이 불어나고 있다.
러시아와 맞닿은 조지아 국경의 베르흐니 라르스 국경검문소에는 5~6㎞에 이르는 차량 대기 행렬이 형성됐다.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교통이 정체되자 일부 운전자들은 급기야 차를 버리고 몸만 빼내어 달아나기도 했다.
동원령 선포 후 불과 몇 시간 만에 튀르키예(터키), 아르메니아 등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주변국으로 가는 항공편은 매진됐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세르비아 베오그라드행 항공편은 현재 암시장에서 약 9000유로(약 124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불과 전날까지만 해도 850유로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비행기 표값이 하루 만에 10배 이상 뛴 셈이다.
한편 러시아 당국이 추후 100만명을 징집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는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부분 동원령 기밀문서에 최대 100만명을 소집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해당 보도는) 거짓말”이라고 했다.
러시아 총참모부 동원부 대표인 블라디미르 치믈랸스키 해군 소장은 “국방부는 가을 정기 징병 작전 기간 동안 12만명을 소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고 타스통신은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35세 미만 일병과 병장, 50세 미만 하급 장교와 55세 미만 고위 장교가 동원 대상”이라며 “특정 분야 전문성을 갖춘 여성이 일부 책임을 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도 징집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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