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아바타싱어' 참패, 메타버스 예능 뜰 수 있을까
메타버스 기술력만 앞세운 예능, 시청자 공감 얻기 힘들어
바야흐로 메타버스 시대, 메타버스 기술이 예능 시장까지 파고들었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버추얼 아바타 등 메타버스와 관련된 주요 기술들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론칭을 알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메타버스 기술에 쏟아지는 관심과 달리 메타버스 예능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과연 메타버스 예능은 이대로 씁쓸한 마지막을 맞게 될까.
메타버스가 생활 속 화두로 떠오르면서 예능계 역시 새롭게 부상한 키워드에 주목했다. 지난해 간접적으로 메타버스 기술을 접목시킨 예능들이 일부 선을 보인데 이어 올해는 메타버스를 메인 콘텐츠로 내세운 예능들이 잇따라 론칭을 알렸다.
150억 제작비 무색한 '아바타 싱어'의 참패...왜?
메타버스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예능 중 가장 먼저 출발을 알린 것은 MBN '아바타 싱어'였다. 동시에 메타버스 예능에 대한 거센 회의론을 불러일으킨 것 역시 '아바타 싱어'였다.
국내 최초 메타버스 뮤직 서바이벌을 표방하는 '아바타 싱어'는 버추얼 아바타가 구현하는 무대 뒤에서 실제 가수가 노래를 하고, 패널들이 해당 가수의 정체를 맞추는 추리 음악 예능이다. 포맷만 놓고 보자면 MBC '복면가왕'과 상당히 유사하지만 가면을 쓴 가수가 아닌 메타버스 기술로 구현된 버추얼 아바타가 미스터리 싱어의 자리를 대신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아바타 싱어'의 핵심은 버추얼 아바타의 퀄리티인 셈이었다. '아바타에 접속한다'는 설명처럼 모션 캡처 슈트를 착용한 실제 가수의 움직임이 무대 위 버추얼 아바타의 움직임과 실시간으로 랜더링 된다는 구현 원리와 회당 10억, 총 150억 원에 달하는 유례없는 제작비는 이에 대한 기대를 키우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현재 3회 방송을 마친 '아바타 싱어'의 상황은 그야말로 굴욕 그 자체다. 막대한 제작비나 기술력에 대한 설명이 무색한 무대 수준은 보는 이들을 난감하게 만들 정도다. 현재 메타버스 기술로 탄생한 버추얼 아바타와는 판이하게 다른 구시대적 퀄리티의 아바타, 유치하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무대 연출은 이를 '메타버스 기술'이 접목된 결과물이라고 칭해야 할 지조차 고민하게 만든다.
쏟아지는 시청자들의 혹평처럼 시청률 역시 처참하다. 첫 방송 1.4%P로 출발한 '아바타 싱어'는 2회 만에 0%대 시청률에 들어섰다. 방송 이후 이어진 혹평에 한 주 결방까지 감행하며 아바타의 비주얼 업그레이드에 나섰지만 3회 시청률은 2회보다도 소폭 하락한 수준에 그쳤다. 화제성 역시 별반 나아진 점은 없었다.
'아바타 싱어'가 참패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든 이유는 분명하다. 예능 포맷부터 콘셉트,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운 버추얼 아바타까지 어느 하나 제대로 트렌드에 발맞추지 못한 탓이다. '메타버스'라는 키워드에만 집중한 탓에 어떤 시청층을 주 타깃으로 삼을 것인지도 제대로 설정하지 못한 느낌을 지우기가 어렵다.
'아바타 싱어' 다음엔 '아바드림'...메타버스 예능, 성공으로 가려면
'아바타 싱어'의 아쉬운 행보 속에도 메타버스 예능의 도전은 한동안 계속 될 전망이다. 하지만 메타버스 예능이 방송가에서 제대로 입지를 굳히고 노력에 걸맞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TV조선은 다음 달 메타버스 AI 음악쇼 '아바드림'을 론칭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아바드림' 측은 강원래와 故 듀스 김성재의 아바타를 먼저 공개하며 화제를 노렸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아바타의 모습이나 구현 방식은 '아바타 싱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아바드림'의 성공 여부 역시 아직까진 안개 속에 머물러 있는 모양새다.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이를 예능 아이템으로 소화하기 위한 방송가의 도전 역시 당분간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의 흐름대로라면 메타버스 예능의 도전은 '실험적 도전' 그 이상, 이하도 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메타버스 기술력을 방송가에서 오랜 시간 활용 가능한 아이템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 그 자체보다 대중이 바라는 예능적 지점과 메타버스를 접목시킬 수 있는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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