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집값 하락률 전국 1위..규제 해제로 볕 들까

이가람 2022. 9. 2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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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기준금리 급등과 경기 불안 악재에 부동산시장이 본격적인 하락 장세에 접어든 가운데, 전국에서 세종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정부가 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하면서 주택가격 회복이 이뤄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44% 하락했다. 전주(-0.40%) 대비 낙폭을 키우면서 60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세종시 아파트 매매실거래가격지수도 지난해 말 대비 12.94% 떨어졌다. 전국 17개시·도 가운데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전국(-3.28%)의 4배, 서울(-3.67%)의 3배에 가까운 약세다. 매매실거래가격지수는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된 실제거래가격을 모아 지수화한 것이다. 매매가격지수보다 시장 상황이 더 정확히 반영된다.

세종시는 지난 2020년 국회에서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실거래가격지수가 67.9% 치솟으면서 상승률 전국 1위에 오른 바 있다. 하지만 좀처럼 사업 속도가 나지 않자 단기 급등 피로감이 덮쳐오면서 하락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역의 대장주인 세종시 새롬동 '새뜸10단지더샵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2일 8억8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난해 9월(12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억2000만원 저렴해졌다. 어진동 '한뜰마을2단지세종더샵센트럴시티' 전용 84㎡는 지난달 6억53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7월(9억9000만원) 대비 3억3000만원 이상 떨어졌다. 전세시장도 암울하다. 세종시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매달 1%대 하락률을 보였다.

복수의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세종시의 경우 개발이 이미 많이 진행된 곳이고 거주수요가 많은 곳도 아닌 만큼 급매물이 나온다고 섣불리 매수하기보다는 시장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21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에서 제외했다. 지난 6월에 이어 3개월 만에 추가 규제 해제가 이뤄지면서 세종시는 조정대상지역으로 남게 됐다. 규제지역에서 벗어난 권역들은 대출, 세금, 청약 등 강도 높았던 규제가 풀린다.

권혁진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현재 주택시장 상황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경착륙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정상적인 주택거래를 막으면 안 된다는 측면에서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 해제 대책이 세종시 집값 하락을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모든 부동산 규제 족쇄가 풀리고 또다시 행정수도 이전 움직임이 엿보이더라도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인상되고 있어서 과거와 같은 상승장세가 찾아올 확률은 낮다는 것이다. 또 실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수요자보다 외지인 투자자가 많은 세종시의 부동산시장 특성상 분위기가 반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과거 호황기 주택 수요 억제책이 필요했다면 현재는 시장이 냉각된 모습이고 실수요마저 거래에 나서지 않으면서 집을 사고파는 구매층의 부담을 낮추겠다는 의지가 담긴 조치"라면서도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수도권보다 지방에 집중된 데다 매매가 상승이 정체된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고려하지 않고 집을 구입하는 매수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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