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도 주식도 시원찮네"..예금 들어간돈 이달만 13조

문일호,문재용 2022. 9. 2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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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금리차 공시 의무화로
은행끼리 인상 경쟁 불붙어
정기예금 잔액 이달들어 폭증
美이어 한국도 금리인상 예고
예금 쏠림 한동안 이어질듯
예금금리가 연 4%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과 당국의 이자장사 경고에 은행들이 앞다퉈 수신상품 금리를 올리면서다. 투자자산 급락까지 겹치며 자금이 은행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달 들어 시중은행 예·적금에 13조원이 넘는 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다음달 금리 인상을 예고한 바 있어 예금 쏠림 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이달 22일 기준 74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8월 말(729조8000억원) 대비 13조원 증가한 수치다. 또한 이들 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은 39조2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5000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저축성 상품 잔액은 22일 782조원을 돌파해 8월 말(768조5000억원)보다 13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처럼 예·적금에 돈이 몰리는 것은 시중은행들이 수신금리를 0.3~0.5%포인트 인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한 달 새 수신금리가 급등했는데, 예대금리차 공시 의무화가 진행되면서 은행들 간에 예금금리 인상 경쟁이 불붙은 것이 주원인이다. 예대금리차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를 말한다.

23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이들 5대 은행의 예금 최고금리는 연 4%를 코앞에 두고 있다. 우리은행의 정기예금 'WON플러스예금'은 기본금리 연 3.69%에 최고금리 3.99%를 기록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NH왈츠회전예금Ⅱ'는 기본금리(연 3.4%)로는 우리은행 다음이지만 최고금리는 3.5%다. 신한은행 '쏠편한정기예금'과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은 각각 최고금리 연 3.8%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기본금리(연 0.95%)는 낮지만 우대 요건을 충족하면 최고 3.56% 금리를 준다. 시중은행과 고객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저축은행 역시 금리 인상 대열에 참여했다. 이날 웰컴저축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모바일 앱 웰컴디지털뱅크나 인터넷뱅킹을 통해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12개월 이상 약정 시 연 3.80%, 24개월 약정 시 연 3.85%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한편 대출금리도 따라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에 육박하는 등 채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2일 채권시장 금리가 크게 오르며 주요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금리도 대폭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금융채 AAA등급 5년물의 채권시가평가기준수익률은 4.69%로 전일보다 0.219%포인트나 올랐다.

시중은행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3일 이후 조정 없이 7영업일 연속 상승했으며, 23일 오전까지도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도 줄줄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 금리 변동을 다음날 즉시 반영하는 하나은행의 23일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5.529~6.829%로 전일(연 5.309~6.609%) 대비 0.22%포인트 급등했다. 금리 변동을 3영업일에 걸쳐 나눠 반영하는 신한·우리·NH농협은행 역시 다음주 중반에 유사한 상승폭이 실현될 예정이며, 일주일마다 금리를 갱신하는 KB국민은행의 경우 다음주 적용되는 금리가 단번에 0.34%포인트 상승하게 된다.

금리 상승은 한 달여의 시차를 두고 변동금리 대출상품 이용자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시중은행의 예·적금 이자 비용과 금융채 금리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금과 대출이 있다면 대출을 갚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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