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아찔하길래..'스릴맛집' 다시 태어난 왕년의 MT명소 [핫플레이스]

이상헌 입력 2022. 9. 23. 17:09 수정 2022. 9. 2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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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장자제' 원주 간현관광지 소금산그랜드밸리
잊혀가던 왕년의 MT 명소
2018년 출렁다리 통해 부활
절벽 옆을 거니는 '소금잔도'
400미터 길이의 '울렁다리'
볼거리 즐길거리 풍성해져
밤을 수놓는 음악분수쇼와
캠린이가 반한 글램핑장도
350만명 찾은 전국구 핫플
내년에도 추가시설 개통해
지난 1월 강원도 원주시 간현관광지에 설치된 울렁다리. 기존 출렁다리보다 2배 이상 긴 404m 길이를 자랑한다. 다리를 건널 때 느끼는 아찔함으로 마음까지 울렁거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다리는 출렁다리, 소금잔도, 스카이타워 등 관광지 내 스릴을 테마로 한 `소금산그랜드밸리`의 마지막 코스다. 내년에는 산악에스컬레이터와 케이블카, 하늘정원 등이 추가로 문을 연다. [사진 제공 = 원주시]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간현(艮峴)은 '작은 금강산'이라는 뜻의 소금산을 배경으로 삼은 남한강 지류 섬강과 삼산천이 만나는 지점이다. 푸른 강물 주변으로 넓은 모래사장과 기암괴석, 울창한 고목이 조화를 이루고 바위절벽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어 운치를 더한다. 간현의 명칭도 산세가 매우 아름다워 걸음을 멈추게(艮) 하는 고개(峴)라는 의미다.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關東別曲)에서 "한수(漢水)를 돌아드니 섬강(蟾江)이 어디메뇨, 치악(雉岳)은 여기로다"라며 절경을 예찬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 오랜 기간 유격훈련장으로 쓰이며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기에 때 묻지 않은 자연경관이 잘 보존돼왔다.

간현 일대는 1985년 관광지로 지정되면서 국민 휴양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춘천시 강촌과 함께 대학생 엠티(MT) 명소로 각광받았다. 전국 각지에서 온 젊은이들은 모래사장에 모닥불을 피우고 통기타를 치며 낭만과 추억을 쌓았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를 전후로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급격하게 줄기 시작했다. 여가를 즐기는 방식도 체험과 레포츠 등으로 변화하면서 간현관광지는 서서히 잊혔다. 1990년대 초 연간 30만명이던 관광객은 2010년대 들어 10만명 밑으로 추락했다. 2011년 말 중앙선 복선화로 간현역마저 폐선하면서 발길이 뚝 끊기고 숙박시설과 음식점도 하나둘 문을 닫았다.

이런 간현관광지가 원주를 대표하는 핫플레이스로 화려하게 부활한 건 2018년 1월 소금산 출렁다리가 개통하면서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지상 100m 높이의 암벽 봉우리 2개를 연결해 만든 길이 200m, 폭 1.5m의 산악보행교다. 한 발짝 디딜 때마다 출렁이는 아찔함과 거칠게 솟은 기암괴석의 절경으로 2018년 한 해에만 175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았다. 이듬해인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우수관광지 100선'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0m 높이의 절벽에 360m 길이로 조성된 소금잔도. 보기만 해도 아찔한 코스로 관광객 사이에선 `한국판 장자제`라 불린다. [사진 제공 = 원주시]
출렁다리 열풍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소금잔도와 스카이타워에 이어 올 1월 울렁다리까지 연이어 개통했다. 한국판 장자제(張家界)라 불리는 '소금산그랜드밸리'가 완성된 것이다. 소금잔도는 200m 높이 절벽에 360m 길이로 조성된 도보길이다. 보기만 해도 간담이 서늘해지는 코스다. 잔도와 이어지는 스카이타워는 150m 높이의 전망대로 삼산천 등 소금산 주변 절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마지막 코스인 울렁다리는 기존 출렁다리보다 2배 이상 긴 404m 길이를 자랑한다. 명칭은 다리를 건널 때 느끼는 아찔함으로 마음마저 울렁거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로 다리 중간 유리 구간에 들어서면 강심장이 아닌 이상 비명이 절로 나온다. 다리 중간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도 자주 연출된다. 지난 주말 이곳을 찾은 박명구 씨(56)는 "아내는 겁이 많아 결국 다리를 건너지 못하고 하산했다"며 "절벽을 따라 걷는 소금잔도는 중국 장자제 못지않다"고 치켜세웠다.

간현관광지는 밤이 되면 '나오라쇼(Night of Light Show)'로 더욱 화려하게 빛난다. 나오라쇼는 미디어파사드 등을 활용한 야간 관광코스다. 지난해 10월부터 운영에 들어가 연일 매진을 기록 중이다. 높이 70m, 폭 250m 암벽을 스크린으로 삼아 원주의 대표 설화 '은혜 갚은 꿩'을 소재로 한 콘텐츠가 상영된다. 소금산 절벽을 배경으로 한 음악분수쇼도 볼 만하다. 여기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분수쇼, 두바이몰 분수쇼 등에 적용된 기술이 쓰인다. 최대 60m로 쏘아올리는 연출 분수를 포함해 680개 노즐과 300여 개 LED 조명으로 낭만이 가득한 밤을 선사한다. 관광지 내 삼산천교를 따라 레이저와 빛의 터널, 몽환적인 홀로그램까지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된다.

나오라쇼 광장 앞에 캠핑장과 글램핑장도 마련돼 있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닮은 글램핑장은 침대와 전기시설 등을 갖춰 캠핑 초보들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방송인 도경완 씨가 가족과 함께 글램핑장을 다녀가 주목받기도 했다.

소금산그랜드밸리 오픈 이후 간현관광지 누적 관광객은 지난 8월 말 기준 350만명을 넘어섰다. 내년에 산악에스컬레이터와 케이블카, 하늘정원 등이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어서 관광 행렬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산악에스컬레이터는 관광객들이 울렁다리를 건넌 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편안하게 내려올 수 있는 편의시설로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케이블카는 10인승 캐빈 22대가 운행될 예정이다.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탑승장에서 출렁다리까지 972m 구간을 5분 만에 갈 수 있다. 출렁다리~소금잔도 코스 사이에 조성되는 하늘정원은 사계절 꽃으로 채워진다. 나무와 꽃, 새소리, 물소리가 어우러져 관광객들에게 치유를 선사할 예정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산악에스컬레이터와 케이블카 등 잔여사업이 마무리되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관광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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