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사랑하기로 했다" 원고지 고백, 거절당하자 난동 부린 시인
카페에서 본 여성 종업원에게 시를 써주겠다며 원고지에 ‘너를 사랑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적은 시를 건네고, 고백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업장에서 소란을 피운 40대 남성이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희근 부장판사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A(46)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 부장판사는 A씨에게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7월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를 찾았다. 카페에서 5시간 가까이 머무르는 동안, 그는 카페 종업원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A씨는 다음 날에도 카페를 방문했다. 시인이었던 A씨는 이번에는 종업원에게 시를 써준다며 원고지 8장을 건넸다. ‘너를 사랑하기로 했다’는 고백이 담겼다.
원고지를 받아든 종업원은 그러나 경찰에 신고했다. A씨가 불쾌감을 주는 행동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이 일로 즉결심판에 넘겨져 벌금을 냈다.
A씨는 고백의 편지를 건넨 다음 날에도 카페에 또 갔다. 전날 마신 커피값을 환불받기 위해서였다. A씨는 그러나 돈을 돌려받은 뒤에도 카페를 떠나지 않았다. 종업원은 ‘이제는 나가달라’고 A씨에게 요청했지만, 그는 되레 “왜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느냐”며 따지고 나서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건물 관리인이 A씨가 타고 온 오토바이 주차가 잘못됐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오토바이를 소화전 앞에 주차했으니 빼달라.” 이 말을 들은 A씨의 난동이 시작됐다. 그는 의자를 집어던질 듯 위협하고 책을 던졌다.
A씨는 이 일로 업무방해 등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폭행을 한 적은 없다”며 일부 혐의는 부인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부장판사는 “범행 경위나 내용, 피해의 정도에 비추어 보면 A씨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피고인의 연령, 성행, 정황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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