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억 달러 투자 국민연금, 환율 급등에 한은과 외환스와프 체결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이 아닌 한국은행을 통해 최대 100억 달러까지 달러를 조달할 수 있는 통화스와프 거래가 추진된다.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최근 급등하자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23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제5차 회의를 열고 ‘국민연금-한국은행 외환 스왑 체결 추진’ 등 안건을 논의하고 “국민연금은 올해 말까지 1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한국은행을 통해 달러를 조달하는 외환 스와프 거래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매년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는 국민연금과 외환 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한국은행의 요구가 맞아떨어진 것이 배경이다. 기금위는 “각 건별 만기는 6개월 또는 12개월로 설정하며, 일반 시중은행 외환 스와프 만기보다 길어 국민연금은 거래 위험과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며 “매년 해외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해외투자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과 같이 달러 유동성이 부족한 경우 시장을 통하지 않고 외환을 조달할 수 있어 외환시장의 수급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2일 원·달러 환율은 13년6개월 만에 1400원을 넘었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규모는 매년 약 300억 달러, 하루 평균 1억 달러다. 현재 총 해외투자 규모는 3300억 달러다. 한국은행과 외환 스와프가 체결되면 국민연금은 앞으로 해외 투자를 할 때 시장을 거치지 않고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 내 달러를 이용할 수 있다.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은 2005~2008년 외환 스와프를 체결한 바 있다.
기금위는 해외투자용 자금을 외환시장을 통해 미리 조달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해외 주식 가격이 낮을 때 환율은 높은 경향이 있어 매수할 때 비싸게 외환을 사들여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이제부터는 월 10억 달러 내에서 외환을 미리 조달할 수 있게 했다. 이는 한국은행과의 외환 스와프 거래와는 별도 취급된다. 또 외환거래 횟수를 줄이기 위해 외화 단기자금 한도(분기별 일평균 잔고액)를 6억 달러에서 30억 달러로 상향하기로 했다.
이태수 기금운용위원장 직무대행(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긴축 기조가 강화되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는 등 대내외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를 보면 글로벌 주식 및 채권시장이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외 주요 연기금수익률이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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