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마르코스 첫 회담..필리핀 '친중'에서 '친미'로 노선 변경?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2022. 9. 2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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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신임 필리핀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회담하고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와 분쟁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를 계기로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마르코스 대통령 취임 후 미국과 필리핀 정상 간 회담은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간 정식 양자 정상회담을 한 국가는 영국과 필리핀 두 나라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대응 등 국내 현안에 집중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간 몇 안 되는 외교 일정을 필리핀 신임 대통령과의 별도 회담에 할애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마르코스 대통령은 회담에서 특히 남중국해 상황에 대해 논의하고, 항행과 비행의 자유,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지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비판하며 ‘항행의 자유’ 작전을 벌여왔다. 두 정상이 중국이 남중국해 주변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에 대해 우회적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전쟁이 에너지 가격과 식량 안보에 미치는 영향, 아세안 현안, 미얀마 위기, 인권 존중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또한 에너지 안보, 기후 행동, 인프라 등 광범위한 이슈에 대한 양자 협력을 확대할 기회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마르코스 신임 필리핀 정부가 ‘친중’ 노선을 걸었던 전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달리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며 미·중 사이에서 실리를 추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미국의 외교 정책을 비난해온 것과 달리 마르코스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 강화와 함께 미국과의 동맹 강화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날 회담에서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역의 평화를 유지하는 데 있어 미국의 역할을 평가한다”면서 “필리핀은 미국의 파트너이자 동맹이며 친구”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필리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즉각 비난할 동맹국 중 하나”라고 말한 데 대해 화답한 것이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또 “필리핀과 미국이 100년 넘게 맺어온 관계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양국 관계가 전환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언급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특히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필리핀 정부가 과거 제기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관련 국제 소송에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근거 없다고 판결한 것과 관련 중국과 타협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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