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군사기지' 미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 부산 입항[르포 영상]
넓은 갑판 위 수십대 전투기 대기
내부는 좁은 미로같은 복도·가파른 계단
미국의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는 ‘바다 위의 군사기지’라고 불릴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미 해군은 23일 오전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레이건호를 국내 언론에 공개했다. 길이 333m, 폭 77m에 높이 63m 규모로 여의도에 위치한 63빌딩을 옆으로 눕힌 길이(249.6m)보다도 길다. 함교를 포함한 높이는 20층에 달한다. 회색 빛 거대한 항모가 부산의 푸른 바다와 가을 하늘과 묘한 조화를 이뤘다.
부산작전기지에 정박한 레이건호 비행갑판에는 수십대 항공기가 대기하고 있었다. 갑판은 바다 위라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을 정도로 넓었지만, 내부는 좁디 좁은 통로로 이어져 있었다. 함교로 가기 위해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숨이 차올랐다. 함교에 오르니 갑판 위에 대기 중인 전투기가 한 눈에 보였다.
레이건호는 F/A-18 슈퍼호넷 전투기, E-2D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를 비롯한 각종 항공기 약 90대를 탑재해 웬만한 중소국가 전체의 국방력과 비교된다. 승조원도 약 5000명 정도가 탑승한다.
로널드 레이건호의 이름은 극심한 동서 냉전 시기인 1981~1989년 재임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서 따왔다. 항모 안에는 레이건 전 대통령의 실물 크기의 동상이 기념물과 전시돼있다.
미국 항모가 부산 작전기지에 훈련 목적으로 입항하는 것은 2017년 10월 레이건호 이후 5년 만이다.미 5항모전단 기함인 레이건호는 전단 소속 타이콘데로가급 유도미사일순양함 챈슬러스빌함(CG 62)과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배리함(DDG 52)을 이끌고 입항했다.
항모강습단은 한·미 양국 해군 간 우호 협력을 다지고 이달 말 동해에서 해상 연합훈련을 벌일 예정인데 원자력 추진 잠수함 아나폴리스함(SSN-760·6000t급)도 합류할 예정이다.
이번 레이건호의 입항은 미국이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전략자산 전개를 통해 과시하고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마이클 도널리 5항모강습단장(준장)은 이날 내외신 100여명이 모인 기자회견에서 “한·미동맹은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동맹 가운에 하나로 꼽힌다”며 “한·미의 관계는 물샐틈없다”며 ‘동맹’을 강조했다.
항모강습단 정박 기간 중에는 양국 간 우호증진을 위한 상호 함정방문, 친선 체육활동, 사회 복지시설 연합 봉사활동 등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부산 |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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