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현장에선 혼란 목소리 여전

김범준 입력 2022. 9. 23. 15:38 수정 2022. 9. 24. 09:1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장 100곳 이상 카페·베이커리·패스트푸드점 대상
전국서 제주·세종 축소 시행..업계 부담 덜었지만
라벨 부착·용기 관리 등 현장 혼란 당분간 불가피
"운영하며 보완해야"..일회용컵 없는 매장 마련도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정부가 오는 12월 2일부터 카페·베이커리·패스트푸드 매장에서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확정하면서 관련 업계의 분주한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제주도와 세종시 우선 시행으로 부담은 덜었지만 당분간 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련업계는 운영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미비점을 보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3일 환경부는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원활한 시행을 위한 제도 추진방안과 가맹점 등 소상공인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일회용컵 사용에 따른 자원순환보증금액(반납시 환급)은 개당 300원으로 오는 12월 2일부터 제주특별자치도와 세종특별자치시 지역에서 우선 시행한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는 당초 올해 6월 10일 전국 동시에 전격 시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관련 업계와 가맹점주들이 비용·인력·공간 등 문제로 부담을 호소한데다 환경부의 제도 시행을 위한 준비 미흡 등을 감안해 연말로 연기했다.

정부는 지난 2020년부터 관련 법령 개정과 총 2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통한 준비 과정을 거쳤지만, 결국 이번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전국이 아닌 제주도와 세종시 두 지역으로만 국한해 시범적으로 축소 시행된다.

서울 중구 이디야커피 IBK본점에서 직원이 일회용 컵에 보증금 반환 코드 라벨을 부착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스타벅스, ‘일회용컵 없는 매장’ 운영…이디야, 無인쇄 컵 전환

우선 해당 대상 업종인 전국 100개 이상 매장(직영·가맹점 포함)을 운영하는 커피전문점과 베이커리, 패스트푸드(QSR) 업체들은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에 맞춰 이미 매장 운영방식 등을 변경하는 등 관련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7월부터 자체적으로 제주도에 ‘일회용컵 없는 친환경 매장’ 4곳을 마련하고 시범운영을 거쳐 현재 제주 지역 25개 전체 매장에 적용했다. 제주도에 이어 서울에서도 시청 인근 11개 매장에서도 운영하고 있다.

스타벅스 일회용컵 없는 친환경 매장은 점포 내 취식 뿐 아니라 테이크아웃(포장) 시에도 모두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다회용(리유저블)컵만 제공한다. 다회용 컵 이용 시 음료 가격에 별도 보증금 1000원을 더해 받고, 매장 내 비치한 무인회수기에 반납하면 1000원을 다시 환급해준다. 개인 컵과 텀블러를 이용하면 음료 가격을 300원 할인해주던 혜택을 올해 1월부터 400원으로 확대했다. 금액 할인 대신 ‘에코별’ 적립을 선택해 무료 음료 쿠폰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도 있도록 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개인 컵 이용 주문건수는 올 들어 5개월만에 1000만건을 넘어섰다. 1월부터 7월까지 개인 다회용 컵 주문건수는 1388만건으로 전년대비 약 20% 증가하는 등 친환경 캠페인에 동참하는 소비자들이 지속 늘고 있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제주 지역에서는 1년새 약 270만개 일회용 컵 사용을 절약했다. 컵 1개당 14㎝ 길이로 환산하면 총 378㎞로 한라산(해발 1947m) 높이의 194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디야커피는 지난 5월부터 아이스(차가운) 음료용 모든 크기별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브랜드와 기타 표시선 등을 표기하지 않은 무(無)인쇄 용기 도입을 시작해 현재 전 점포에 변경을 완료했다. 플라스틱 일회용컵의 수거와 재활용을 쉽도록 하기 위해서다.

스타벅스 ‘일회용컵 없는 친환경 매장’ 내 마련한 다회용(리유저블)컵 반납기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제주·세종지역 적용 점포 적어…라벨 부착·용기 관리 등 현장 혼란 불가피

다만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가 제주·세종 지역으로만 국한되다 보니 이에 따른 선별적 대응 등 현장에서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주·세종 지역에 카페·베이커리·패스트푸드 업체별 매장 수가 적어 보증금 라벨을 일회용컵에 일괄 부착하지 못할 수 있어서다. 또 별도 물류망을 통해 공급해야 하는 선별 작업도 추가로 이뤄져야 하지만 이를 통한 회수량 등 실효성이 적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전국 약 3000개 최다 가맹점을 보유한 이디야커피의 경우 제주·세종 지역을 합쳐 매장 수는 약 40개에 불과하다.

정부는 제도 시행에 따른 해당 업종 가맹점주 등 소상공인의 금전적 부담 완화를 위해 보증금제 적용 매장에 일회용컵 사용과 반납처리 관리를 위해 용기에 별도로 부착하는 코드 라벨비(개당 6.99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보증금 카드수수료(개당 3원)와 표준용기에 대한 처리지원금(개당 4원) 외에도 희망 매장에 일회용컵 간이 무인회수기 구매 비용도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해당 점포에서 별도로 라벨을 주문하고 배송하는 물류 과정과 이를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부착해야 하는 추가 노동 인력은 부담이다. 살균 포장된 용기를 다시 뜯어 라벨을 부착하고 보관하는 과정에서 위생 등 품질관리 문제도 따른다. 대형 직영 매장이 아닌 대부분 소규모 점포로 운영되는 개별 가맹점들은 무인회수기 장치를 두면 가뜩이나 좁은 매장에 공간 활용성이 더 떨어진다며 난색을 표한다.

그러다 보니 일단 시범적으로 실시되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도에 협조는 하면서도 향후 시행 및 운영 경과를 지켜보며 차차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분위기도 따른다.

SPC그룹은 전국 약 3400개 최대 베이커리 매장을 보유한 파리바게뜨 외에도 던킨·파스쿠찌 등 다수의 운영 브랜드가 일회용컵 보증금제 대상에 속한다.

SPC는 환경부의 지침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 각 브랜드 사업부 별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 초반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관부서 실무자들이 모여 제도 시행에 발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대 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 운영사 롯데GRS도 제주·세종 지역 시범 운영 과정을 모니터링하며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보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향후 전국 확대 시행에 대응해 각 가맹점에서 본사에 보증금 라벨 및 용기를 신청·발급하는 전산망 구축과 이를 기존 원부자재 공급망에 태워 발송하는 물류 효율화 등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 일회용컵 보증금제 도입은 일찌감치 예고됐지만 세부 방안이 계속 바뀌면서 가맹점주 등 현장에서 혼란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면서 “실제 제도가 시행되고 이에 따른 구체적인 미비점을 보완해 나가는 시행착오와 운영의 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범준 (yolo@edaily.co.kr)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