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립 지원한 님 웨일즈의 '아리랑' [ [김삼웅의 문화열전 - 겨레의 노래 아리랑]]

김삼웅 입력 2022. 9. 2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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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에서도 잠깐 소개한 바 있지만 작가이자 언론인이며 시인으로 두 차례나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던 님 웨일즈는 한국을 무척 사랑했다.

님 웨일즈가 김산을 주인공으로 삼아 쓴 <아리랑> 에는 조선의열단과 그 후신 조선의용대(군)의 활동상이 리얼하게 그려진다.

김산에게서 조선의 역사를 들었던 님 웨일즈는 책의 제목을 <아리랑> 이라 지으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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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웅의 문화열전 - 겨레의 노래 아리랑 30] 님 웨일즈는 '아리랑 고개'와 관련한 기록도 남겼다

[김삼웅 기자]

▲ 님 웨일즈가 쓴 <song of="" arlrang=""> 책 표지</song> 님 웨일즈가 쓴 <Song of Arlrang> 책 표지
ⓒ (사)한민족아리랑연합회
 
앞에서도 잠깐 소개한 바 있지만 작가이자 언론인이며 시인으로 두 차례나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던 님 웨일즈는 한국을 무척 사랑했다.

1930년대 왜적의 식민지가 된 조선의 청년들이 무국적자가 되어 중국 천지를 떠돌면서도 결코 절망하지 않고 조국 해방과 인간 해방을 목표로 치열하게 싸우는 삶에 감동되어 <아리랑>을 썼다.

<아리랑>의 주인공 김산(본명 장지락)은 중국혁명에 뛰어들어 1927년 광동코뮌을 시작으로 중국 혁명가들과 함께 항일투쟁에 나섰고, 이로 인해 수차례 투옥되었다. 김산은 님 웨일즈와 인터뷰를 하고 1년 후에 엉뚱하게 중국공산당에 의해 '일제 스파이'라는 누명을 쓰고 처형되었다. 중국공산당은 1983년 그의 억울한 죽임을 인정하고 명예와 당원 자격을 회복시키는 복권을 결정했다. 

님 웨일즈가 김산을 주인공으로 삼아 쓴 <아리랑>에는 조선의열단과 그 후신 조선의용대(군)의 활동상이 리얼하게 그려진다. 약산 김원봉과 의열단ㆍ조선의용대 등의 1930년대 중국 관내에서 활동상은 이 책에서 많이 보충되고 있다. 김산에게서 조선의 역사를 들었던 님 웨일즈는 책의 제목을 <아리랑>이라 지으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조선에는 민요가 하나 있다. 그것은 고통받은 민중들의 뜨거운 가슴에서 우러나온 아름다운 옛 노래다.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운 선율에는 슬픔이 담겨 있듯이, 이것도 슬픈 노래다. 조선이 그렇게 오랫동안 비극적이었듯이 이 노래도 비극적이다. 아름답고 비극적이기 때문에 이 노래는 300년 동안이나 모든 조선 사람들에게 애창되어 왔다. (주석 2)

님 웨일즈는 '아리랑 고개'와 관련한 기록도 남겼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얘기다.

서울 근처에 아리랑고개라는 고개가 있다. 이 고개 꼭대기에는 커다란 소나무가 한 그루 우뚝 솟아 있었다. 그런데 조선왕조의 압정하에서 이 소나무는 수백 년 동안이나 사형대로 사용되었다. 수만 명의 죄수가 이 노송의 옹이진 가지에 목이 매여 죽었다. 그 중에는 산적도 있었고 일반 죄수도 있었다. 정부를 비판한 학자도 있었다. 이조 왕족의 적들도 있었고 정치적 반역자도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는 압제에 대항해 봉기한 빈농이거나 학정과 부정에 대항해 싸운 청년 반역자들이었다.

이런 젊은이 중의 한 명이 옥중에서 노래를 한 곡 만들어서는 무거운 발걸음을 끌고 천천히 아리랑고개를 올라가면서 이 노래를 불렀다. 이 노래가 민중들한테 알려지자, 그 뒤부터는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이면 누구나 이 노래를 부르면서 자신의 즐거움과 슬픔에 이별을 고하게 되었다. 이 애끓는 노래가 조선의 모든 감옥에 메아리쳤다. 이윽고는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최후의 권리는 누구도 감히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주석 3)

님 웨일즈가 소개한 '아리랑'이다. 제목은 별도로 없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아리랑 고개는 열두 구비
 마지막 고개를 넘어간다.
 청천 하늘엔 별도 많고
 우리네 가슴엔 수심도 많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아리랑 고개는 탄식의 고개
 한번 가면 다시는 못 오는 고개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이천만 동포야 어데 있느냐
 삼천리 강산만 살아 있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지금은 압록강 건너는 유랑객이요
 삼천리 강산도 잃었구나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주석 4)

주석
2> 님 웨일즈, 조우화 옮김, <아리랑>, 44쪽, 동녘, 1992.
3> 앞의 책, 44~45쪽.
4> 앞의 책, 맨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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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문화열전 - 겨레의 노래 아리랑]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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