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에 상업용 부동산 대출도 얼어붙어.. "임대료로 이자 내기 어려워"

김유진 기자 2022. 9. 2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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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규제를 회피할 수 있는 투자처로 꼽혔던 '상가 대출'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대출금리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임대수익보다 대출이자가 더 높은 '역전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어 상가 대출 시장에도 찬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에 상가를 가지고 있는 김모(63)씨는 "상가 대출을 변동금리로 빌렸는데 임대료는 그대로인데 금리가 오르면서 임대료와 대출이자가 거의 같아지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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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대출, 금리 5% 이상으로 상승
변동금리 많고 만기 짧아 금리 인상에 '직격탄'
9월 15일 경기도 수원의 한 은행에 담보대출 금리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뉴스1

부동산 규제를 회피할 수 있는 투자처로 꼽혔던 ‘상가 대출’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대출금리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임대수익보다 대출이자가 더 높은 ‘역전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어 상가 대출 시장에도 찬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 대출 규모도 두자릿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대출금리는 지난해 3~4%대 수준에서 최근 5~6%대 수준으로 상승했다. 미국이 최근 3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것)을 밟고 있어 대출금리는 더욱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대출금리가 오르자 상가 대출을 받은 차주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경기도에 상가를 가지고 있는 김모(63)씨는 “상가 대출을 변동금리로 빌렸는데 임대료는 그대로인데 금리가 오르면서 임대료와 대출이자가 거의 같아지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경우 만기가 짧고 변동금리의 비중이 높아 금리 변동에 취약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만기구조는 3년 미만의 단기 대출이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변동금리의 비중은 60% 수준이다. 원금상환 없이 이자만 내는 대출 비중도 80%가 넘는다. 경제여건이 변해 대출의 만기연장이 어려워질 경우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상가 임대료를 받아 상가 대출의 이자를 갚는 것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상가의 올해 1분기 자본수익률은 0.83%로 전분기 대비 0.14%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상가 공실률은 높아지고 임대료는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말 상가의 공실률은 13.2%로 전분기 말 대비 0.3%포인트 떨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임대 가격 역시 상권 침체가 지속되면서 0.13% 떨어졌다. 은행 관계자는 “호조세를 보이던 상가 거래 건수가 올해 들어 상당히 감소했다”며 “공실률도 높고 임대료는 하락하는 부진한 모습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가 신규 대출 시장도 썰렁하다. 대출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이 1분기 7만7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상가 거래는 대출 비중이 높은데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대출 역시 관망세”라며 “물론 공실률도 낮고 임대료도 높은 일부 번화가는 문의가 들어오지만 금리가 높아진 탓에 예전처럼 대출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 역시 “요새 상가 대출 시장은 한풀 꺾인 상황”이라며 “특히 상가 대출의 경우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아 금리 인상기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많진 않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손민균

금융권에서는 상가 대출의 리스크 관리도 하고 있다. 상가 가격 하락이나 임대료 수입 감소로 인해 담보대출이 부실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한국은행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1년간 20%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 차환리스크가 있는 대출을 약 97조9000억원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3년 전보다 대출이 더욱 확대된 지금 차환리스크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은행 관계자는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이 부실화하지 않도록 모니터링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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