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1세대 믿을 건 허남권뿐'..兆단위 공룡펀드로 돌아온 신영밸류

권유정 기자 2022. 9. 2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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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1세대가 줄 퇴진한 가운데 가치투자 명가를 표방하는 신영자산운용이 홀로 약진하고 있다.

올해 초 설정액이 1조원 아래로 떨어졌던 신영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펀드가 다시 몸집을 키우면서 유일한 공룡펀드로 다시 이름을 올리게 됐다.

2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신영고배당펀드 설정액은 1조159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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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강방천 등 1세대 퇴진 속 재조명
금리 상승에 가치·배당주 수요 증가
신영 간판 펀드 설정액도 확대

가치투자 1세대가 줄 퇴진한 가운데 가치투자 명가를 표방하는 신영자산운용이 홀로 약진하고 있다. 올해 초 설정액이 1조원 아래로 떨어졌던 신영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펀드가 다시 몸집을 키우면서 유일한 공룡펀드로 다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일러스트=이은현

2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신영고배당펀드 설정액은 1조159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 중에서는 가장 몸집이 큰 상품으로 설정액이 1조원을 웃도는 유일한 펀드다. 통상 운용업계에서는 1조원대 몸집의 펀드를 대형펀드, 공룡펀드라고 부른다.

앞서 신영밸류고배당펀드가 올해 초 설정액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성장이라는 평가다. 성장주, 해외주식에 대한 선호도와 상장지수펀드(ETF) 수요가 높아지면서 대표적인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 몸집은 쪼그라들었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지난 2007년 설정된 상품으로 신영운용이 내세우는 대표 상품 중 하나다. 저평가된 배당주와 실제 실적과 기업 가치 대비 저평가된 가치주에 선별해 투자하는데, 설정 이후 수익률은 261.24% 수준이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에 이어 몸집이 큰 액티브펀드는 하나UBS인Best연금펀드(약 4599억원)지만 그 뒤는 또다시 신영운용 간판 상품인 신영마라톤펀드(약 4327억원)가 차지하고 있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가 배당주에 초점을 둔다면, 신영마라톤은 저평가된 가치주에 60% 이상 투자한다. 설정 이후 수익률은 약 275%다.

올해 기준 신영밸류고배당펀드(-11.8%)와 신영마라톤펀드(-13.0%) 수익률 모두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 수익률을 웃돈다. 신영운용의 두 펀드를 포함해 설정액 기준 상위 10개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8.9%로 집계됐다.

미국을 중심으로 고강도 긴축 기조가 이어지면서 금리 리스크가 있는 성장주보다는 가치주, 배당주가 비교적 안전하다는 인식이 펀드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됐다. 심지어는 지난 14년가량 이어져 온 성장주 주도의 시장 사이클이 가치주로 무게 추를 옮겨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편, 신영운용을 이끄는 허남권 대표를 제외하고 허 대표와 함께 가치투자 1세대로 불리던 주요 인물은 연달아 퇴진했다. 국내에서 가치주 스타일을 고수하는 몇 안 되는 운용사로서 투자자 기대가 커지는 만큼 신영운용의 어깨는 무거워진 상황이다.

앞서 동학개미 열풍을 이끈 주역으로 꼽히는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올해 6월 불법 투자 의혹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아직 금융감독원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존 리 퇴진으로 그동안 존 리를 앞세운 직판 등에 힘입어 성장한 메리츠운용에도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주식시장이 부진하면서 대부분의 운용사 실적이 휘청이는 가운데 메리츠운용이 유독 부진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메리츠운용은 영업손실 28억229만원을 기록하며 약 12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주요 운용사 대부분의 영업이익이 감소하긴 했지만, 적자로 돌아선 경우는 없었다.

강방천 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차명투자 의혹과 관련해 금감원으로부터 직무정지, 과태료 부과 등 중징계를 받았다. 강 전 회장은 금감원이 차명 투자 의혹 조사를 시작하고 지난 7월 에셋플러스운용 경영 일선에서 손을 뗐다.

허 대표와 함께 현직에 남아있는 사실상 유일한 가치투자 1세대는 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인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이사회 의장이다. 이 의장은 2020년 가치주 부진 등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고, 이듬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의 운용사인 라이프운용 의장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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