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오티닙, FDA 자문위 찬성 4표·반대 9표..아직 남은 20% 확률

이창섭 기자 2022. 9. 2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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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 항암제 자문위원회(Oncology Drug Advisory Committee·ODAC)가 한미약품 '포지오티닙'의 신속승인을 비권고했다. 13인의 자문위원 중 9명이 포지오티닙 허가 시 위험보다 혜택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자문위원회 표결은 권고사항일 뿐 FDA가 따를 의무는 없다. 실제로 지난 13년간 ODAC 반대 표결에도 불구하고 다섯 종류의 항암제가 FDA 허가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포지오티닙이 임상 3상까지 진행한 후 신속승인이 아닌 일반적인 절차에 따라 신약 허가를 받을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ODAC는 22일(현지 시각) 회의를 열고 포지오티닙의 위험 대비 이익 등 임상적 유용성을 검토하는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ODAC는 "포지오티닙의 치료 이익이 위험을 능가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자문위원 13명 중 9명이 포지오티닙의 위험 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며 신속승인에 찬성하지 않았다.

포지오티닙은 HER2(사람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2)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한미약품이 앞서 미국 제약사 스펙트럼에 기술 이전했다. 스펙트럼은 'ZENITH20'이라는 이름의 포지오티닙 임상 2상을 총 7개 코호트(환자 집단)에서 진행해왔다. 스펙트럼은 ZENITH20 임상의 코호트2 데이터를 토대로 올해 2월 FDA에 포지오티닙의 신속승인을 신청했다.

ODAC는 한미약품 신속승인 비권고 이유로 △제한적 유용성 △높은 이상반응 △불충분한 용량 최적화 △지연된 임상 3상 개시 등을 꼽았다. 특히 경쟁 약물 대비 부족한 효능 데이터가 문제가 됐다.

ZENITH20 임상 연구에서 포지오티닙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27.8%,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은 5.1개월이었다. 지난달 FDA로부터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허가받은 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가 ORR 57.7%, mDOR 8.7개월을 기록해 이와 비교됐다. 엔허투는 기전이 유사해 포지오티닙의 유력한 경쟁 약물로 꼽혔다.

또한 포지오티닙 16㎎ 용량에서 환자의 85%가 심각한 이상반응을 겪고, 57% 환자가 복용 용량을 줄였다는 점에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용량을 줄이면 부작용 위험을 덜 수 있으나 그럴 경우 약 효과가 유지될지 의문스럽다는 게 ODAC 지적이다.

그러나 ODAC 권고가 구속력이 없는 만큼 포지오티닙 최종 허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FDA는 ODAC 자문을 포함해 최종 검토한 뒤 처방 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rescription Drug User Fee Act·PDUFA)에 따라 오는 11월 24일까지 포지오티닙의 시판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업계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자문위원회가 허가에 부정적으로 권고한 약물은 110건이다. FDA가 이를 뒤집고 신약을 허가한 케이스는 22건이다. 비율로는 20%에 달한다.

또한 2009년부터 2022년까지 ODAC 반대 의견에도 FDA가 허가한 항암제는 다섯 종류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의 '린파자'와 노바티스의 '파리닥'은 2014년 ODAC의 반대 표결에도 FDA로부터 신속승인을 얻어냈다.

신속승인이 좌절돼도 FDA 허가 도전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포지오티닙의 임상을 3상까지 진행해 더 좋은 데이터를 도출한 뒤 일반적인 절차에 따라 다시 신약 승인을 신청할 수 있다.

포지오티닙은 이달 초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HER2 엑손20 삽입의 G778 하위 변이에서도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임상 결과 ORR 85.7%, mDOR은 5.5개월이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지오티닙이 변이 종류를 세분화했을 때, 보다 개선된 임상 결과를 보이는 게 확인됐다"며 "향후 이와 관련해 신약 승인 신청 전략을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FDA 신속승인 우려와 관련해 "포지오티닙은 기존 치료제에 반응이 없는 환자에게 2차 또는 3차 치료제로서 투약할 수 있다. 정맥 주사가 아닌 먹는 형태의 항암제라는 점에서도 유용성은 뚜렷하다"며 "현재까지 보고된 이상 반응은 다른 의약품에서도 나타나는 사례들이어서 충분히 예측해 관리 가능한 수준이고 혜택이 위험보다 분명히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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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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