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시 광산'에서 이룬 성공.."'중고 생활가전'으로 확장할 것"

오유신 기자 입력 2022. 9. 23. 14:00 수정 2022. 9. 2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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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중고 컴퓨터 업계 최초의 브랜드 '리뉴올' PC가 세상에 나왔다.

새것으로 완벽하게 되살아난 중고 컴퓨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병진 월드와이드메모리 대표는 "컴퓨터 신상품들이 몇 년 뒤에는 리사이클(recycle) 시장에 쏟아지는데, 이를 매입해 '가성비 좋은 고품질 컴퓨터'로 만들어 고객을 공략한 것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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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진 월드와이드메모리 대표
시대의 흐름인 'ESG' 실천

지난 2018년 중고 컴퓨터 업계 최초의 브랜드 ‘리뉴올’ PC가 세상에 나왔다. ‘되살리다(Re)’, ‘새것처럼(New)’, ‘모든 것을(All)’. 새것으로 완벽하게 되살아난 중고 컴퓨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동시에 과감하게 추진했던 ‘셀럽 광고’도 대성공을 거뒀다.

브랜드 출시 첫 해 300억원대 매출을 올렸고, 2020년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강소기업’으로 선정됐다. 계속된 성장세로 지난해 매출은 500억원을 기록했다. 최병진 월드와이드메모리 대표는 “컴퓨터 신상품들이 몇 년 뒤에는 리사이클(recycle) 시장에 쏟아지는데, 이를 매입해 ‘가성비 좋은 고품질 컴퓨터’로 만들어 고객을 공략한 것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최병진 월드와이드메모리 대표. /월드와이드메모리 제공

이 같은 성공 밑천은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대표는 2000년에 서울 용산 전자상가의 작은 메모리 유통회사에 취직했다. 그는 “배달을 하며 발이 편한 날이 없었어도 힘들다는 생각은 안했다”며 “내 사업은 아니었지만 일이 있다는 게 즐거워 그냥 웃고 다녔다”고 회상했다. 일한 지 2년 만에 배달사원에서 딜러가 됐고 주문, 가격 협상, 구매수량 조정 등 사업 감각을 익혀갔다.

1000만원을 밑천 삼아 전자상가 내 계단 밑 2평 공간에서 2003년 창업했다. 책상 하나만 놓으면 꽉 찼는데, 이마저 다른 업체 사장님과 월세를 반씩 내며 공유했다. 이때부터 중고 부품 유통을 시작했다. 리뉴올 PC의 출발인 셈이다.

2020년 2월 코로나19 사태를 맞으며 리뉴올 PC는 급성장했다. 학교마다 사상 초유의 원격수업이 진행되면서 가정마다 자녀를 위한 컴퓨터 구매가 늘었다. 신제품 재고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학부모들은 자연스럽게 리뉴올 PC를 찾았다.

최병진 대표와 '리뉴올' PC 모델인 배우 이시언. /월드와이드메모리 제공

당시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하던 배우 이시언을 광고 모델로 한 것도 인지도 및 매출 상승에 한몫했다. 게다가 ‘품질검사 실명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직원들의 책임감도 챙기고 고객의 신뢰도 얻었다. 필리핀,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인도 등 수출 시장도 열렸다.

하지만 사업 초기에는 불안감에 잠을 못 자 체중이 6kg나 빠지기도 했다. 최 대표는 “불안은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눈앞에 있는 현안에 집중해서 열심히 일하는 것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 광주 교도소에서 손편지 3장을 받은 일을 잊을 수 없다. 할머니께서 아이 둘을 키워주는데 아이들에게 노트북이 필요하다고 적혀 있었다. 염치없지만 도움을 구해본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사실을 확인하고 노트북을 보내줬는데, 할머니께서 손수 전화해서 고마워하셨다”며 그 날의 따뜻함을 기억했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월드와이드메모리 물류창고 내부 모습. /월드와이드메모리 제공

올해 가을은 최 대표에게 남다르다. 9월 초에는 그의 성공 스토리를 담은 책 ‘도시 광산에서 컴퓨터를 캡니다’를 출간했고, 오는 10월에는 사업 확장도 예정돼 있다.

그는 “중고 컴퓨터를 버려서 지구를 쓰레기장으로 만들 수는 없다. 좋은 환경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겠다는 염원 때문에라도 우리 회사가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휴대폰, 프린터, 공기청정기, 제습기 등 생활가전으로 ‘리뉴올’ 카테고리를 넓혀 시대의 흐름인 ESG를 적극 실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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