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페이스' 유지하던 구창모, 글러브와 모자 던졌다 [유진형의 현장 1mm]

2022. 9. 2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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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창원(경남) 유진형 기자] 가을 야구 진출을 위한 마지막 티켓 한 장을 손에 넣기 위해 22일 창원NC파크에서 5위 KIA 타이거즈와 6위 NC 다이노스가 만났다. 양 팀 선수들 모두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듯한 긴장감 속에 경기를 시작했다.

NC는 5강 진출을 위한 운명의 맞대결에 구창모(25)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구창모는 특급 좌완투수 계보를 이을 수 있는 투수로 평가받는 NC 국내 에이스다. 이날 경기 전까지 16경기에서 9승 4패 평균자책점 1.85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1회부터 마음먹은 대로 풀리지 았다. 1회 8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5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소크라테스와 박동원에게 2타점,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0-3로 끌려갔다.

투수는 마운드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표정 변화가 크지 않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 한다. 이날 구창모 그랬다. 구창모는 1회 연속 안타와 야수들의 아쉬운 수비에도 침착함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힘겨운 투구를 펼치다 류지혁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빠르게 뛰어 들어갔다.

고개를 숙인 채 더그아웃으로 들어간 구창모가 갑자기 모자를 던지고 또 글러브를 던졌다. 아쉬움이 많이 남은 1회 투구에 남을 탓하는 게 아니라 자신을 질책하는 모습이었다. 마운드 위에서 참었던 감정을 더그아웃에서 표현한 것이다. 구창모의 이런 모습은 보기 드문 모습이다.

스스로에게 화가 났던 구창모는 자신을 질책하고 한동안 생각에 잠긴 뒤 2회부터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어 곧바로 중심을 잡았다. 5회까지 손쉽게 KIA 타선을 상대했고 6회 1사 만루 위기에서 김규성을 3루 파울 플라이로 박찬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스스로의 힘으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구창모는 6이닝 9피안타 6탈삼진 3실점으로 1회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몫을 했지만 타선이 침묵하며 1-3으로 패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투수는 마운드 위에서 감정 노출을 하면 불리하다. 타자들이 투수의 얼굴을 읽고 컨디션이 좋은지 나쁜지 다 알기 때문이다. 비록 팀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지만 이날 구창모는 마운드 위에서는 끝까지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자기감정을 노출하지 않고 본인 공에 대한 믿음과 뒤에 있는 야수들에 대한 믿음으로 씩씩하게 공을 던지며 에이스 다운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팔꿈치 부상에서 돌아온 구창모는 위력적인 구위뿐 아니라 감정을 컨트롤하는 능력까지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마운드에서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더그아웃에서 모자를 던지며 스스로에 화를 냈던 구창모. 사진 = 창원(경남)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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