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판이 휘어서 보여요"..'이 병' 걸리면 30대도 자칫 실명

안정준 기자 2022. 9. 2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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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면 실명에 이르는 질환 '황반변성'. 고령층 환자가 많지만 30~40대에도 많이 발병하는 황반변성이 4년간 2.3배 급증했다. 의료계에서는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올바른 자가진단도 권고된다. 사물의 중심이 보이지 않거나 휘어져 보이면 황반변성의 전조증상인데, 두 눈으로 볼땐 자각하기 힘들어 한쪽 눈을 가리고 스스로 진단해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은경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는 23일 황반변성 관련, "심해지면 실명에 이르며 고도근시 등이 있으면 젊은 환자에서도 발병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내놓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황반변성'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진료현황 데이터에 따르면 60대가 2017년 4만3851명에서 2021년 12만576명으로 175.0%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50대가 126.4%, 80세 이상이 117.6% 순으로 나타났다.

40대도 103.3% 늘었고 30대(71.3%)와 20대(45.5%), 10대(39.3%) 증가폭도 낮지 않았다. 고령층 환자가 대부분이고 환자 증가폭도 크지만, 젊은층도 안심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닌 셈이다.

눈 안쪽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은 시세포가 밀집돼 빛을 가장 선명하고 정확히 받아들이는 부위다. 우리 눈의 중심시력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 부위에 이상이 생겨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이 '황반변성'이다.

이 같은 황반변성의 자가진단 관련, 이 교수는 " 황반변성의 주요 전조증상은 물체 중심에 안 보이는 부위가 생기는 '중심 암점', 사물이나 직선이 휘어서 보이는 '변형시'다"며 "이 증상들은 두 눈으로 볼 땐 자각하기 어려워 한쪽 눈을 가리고 한 눈씩 진행하는 검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또한 암슬러 격자를 이용해 선이 휘거나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는지 스스로 검진할 수 있다"며 "이러한 자가진단은 질환의 조기 발견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안과에서는 보다 정확한 다양한 검사가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빛을 이용해 망막 단층을 보여주는 '빛간섭단층촬영술'이나 조영제를 주입해 망막 혈관상태를 평가하는 '형광안저혈관조영술'이 있다. 그중 빛간섭촬영술은 매 방문시마다 필수적으로 실시하는 검사다.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 두 가지로 구분되며, 종류에 따라 증상과 치료법이 서로 다르다. 건성 황반변성은 망막 밑에 드루젠이라는 노폐물이 쌓여 시세포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는 경우다. 초기에는 시력이 좋지만, 노폐물이 심해지고 망막이 위축되는 말기단계에는 시력이 심각하게 손상될 수 있다.

습성 황반변성은 망막 밑 맥락막부위에 비정상 신생혈관이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발생 초기부터 시력이 급격히 저하되는데, 신생혈관에서 발생한 출혈·부종이 망막구조를 빠르게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치료 시기가 늦으면 실명에 도달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질환이다.

건성 황반변성은 초기 단계에 해당하면 꾸준한 관리를 실시하고, 중-후기에는 보다 진행된 단계로의 악화를 막는 것이 목표이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 항산화물질(비타민, 루테인, 지아잔틴 등) 보조제 복용을 권고한다. AREDS2 (Age-Related Eye Disease Study) 포뮬러가 포함된 복합제제 복용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하면 적극적인 시력 보존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항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 유리체강내 주사요법이 1차 치료법으로 자리 잡으며 많은 이들을 실명의 위험에서 구하고 있다. 다만 주사요법은 지속시간이 짧아 반복 치료가 필요하고, 환자마다 치료반응과 재발 간격이 다양해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

이 교수는 "황반변성을 단순히 노안으로 여기면서 증상을 참고 지내다가 치료시기를 놓치고 내원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종종 있다"며 "황반변성은 조기 발견하면 실명의 위험을 줄일 수 있고, 발병 후에도 관리를 통해 시력 저하를 늦출 수 있는 질환이므로 눈 건강에 스스로 관심을 갖고 자가 진단과 정기 검사를 꾸준히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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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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