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넘어간다" 타구방향, 소리, 카메라에 전부 낚였다..61호에 1.2m 부족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23일(한국시각)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9회말 중견수 깊은 홈런성 타구를 날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날린 대형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혀 팬들의 진한 아쉬움을 샀다.

저지는 23일(이하 한국시각)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서 1번 우익수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3볼넷을 기록했다.

보스턴 투수들이 코너워크와 유인구 위주로 승부하는 바람에 3번이나 걸어나간 저지는 5회말 헛스윙 삼진을 당하는 등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7회말에도 볼넷을 얻은 저지가 홈런성 타구를 날린 것은 4-4 동점이던 9회말 1사후 5번째 타석.

4만3123명의 팬들은 일제히 기립해 휴대폰을 꺼내 저지의 일거수일투족을 찍기 시작했다. 관중석에는 로저 매리스의 아들과 딸 등 가족과 저지의 가족이 자리해 흥분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응원의 함성이 터지는 관중석과 쥐죽은 듯 조용한 더그아웃이 묘한 대비를 이룬 가운데 보스턴 우완 투수 맷 반스가 초구를 바깥쪽으로 빠지는 커브를 던져 볼이 됐다.

2구째는 가운데 높은 포심으로 저지가 힘차게 휘둘렀지만 파울. 3구째 볼에 이어 4구 체인지업에 저지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반스가 던진 96마일 직구가 가운데 약간 높은 코스로 날아들었다. 저지의 배트에 정확히 맞은 타구는 크게 포물선을 그리며 가운데 펜스를 향해 뻗어나갔다. 현지 중계진은 흥분한 목소리로 타구의 방향을 가리켰다. 중계 카메라 역시 저지의 사진과 배번이 뜬 양키스타디움 전광판을 클로즈업하며 홈런을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타구는 더 뻗지 못하고 펜스 바로 앞에서 중견수 키케 에르난데스의 글러브에 떨어졌다. 진한 아쉬움의 탄식이 이곳저곳에서 흘러나왔고, 양키스 선수들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저지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현지 중계 캐스터는 "양키스타디움에서 펜스를 넘기지 않고 가장 멀리 칠 수 있는 곳으로 쳤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9회말 저지의 타구가 전광판 앞에서 잡히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반스의 직구는 95.8마일이었고, 타구의 발사각이 35도, 속도는 113마일, 비거리 404피트였다. 양키스타디움은 펜스 가운데 408피트가 표시된 곳 오른쪽에서 잡혔으니 불과 4피트(약 1.2m) 차이였던 것이다.

저지는 지난 21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60홈런을 쏘아올리며 1927년 베이브 루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1개만 더 치면 1961년 매리스와 타이를 이룬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양키스는 연장 10회말 조시 도날드슨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5대4로 승리하고 와일드카드 3위를 확보,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지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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