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응원·격려 자세 필요" vs 野 "169명 의원이 ××들이냐"

고성호 기자 입력 2022. 9. 23. 12:22 수정 2022. 9. 23.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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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발언 놓고 충돌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환담을 하고 있다. 뉴욕=뉴시스

해외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등을 놓고 여야가 충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의 반박과 관련해 “민주당 169명의 국회의원이 정녕 ××들이냐”며 날을 세웠고, 국민의힘은 “대통령 외교활동 중에는 격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3일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과 관련해 “국민들은 망신살이고, 아마 엄청난 굴욕감과 자존감의 훼손을 느꼈을 것”이라며 “참 할 말이 없다. 뭐라고 말씀드리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외교는 국가의 생존에 관한 문제인데 총성 없는 전쟁을 왜 이렇게 부실하게 하느냐. 준비도 부실하고 대응도 부실하고 사후 대처도 매우 부실하다”며 “국민의 생명을 놓고 하는 외교 전쟁에서 최소한의 진정성, 진지함을 유지하기를 다시 한 번 권고 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길을 잘못 들면 되돌아 나오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다. 거기서 또 다른 길을 찾아서 헤매본들 거짓이 거짓을 낳고, 또 실수가 실수를 낳는 일이 반복된다”며 “국민을 속이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 국민을 존중하고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환담을 나눈 뒤 회의장을 나오면서 박진 외교부 장관 등에게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 순서를 양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회의에서 언급한 글로벌펀드 관련 내용을 미국 의회가 승인 해주지 않을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저잣거리 용어를 사용했다는 것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윤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 (발언에서) 미국이 이야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며 “(윤 대통령은) 예산 심의권을 장악하고 있는 (한국의) 거대 야당이 국제사회를 향한 최소한의 책임 이행을 거부하면 나라의 면이 서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23일 회의에서 “굴욕과 빈손 외교도 모자라 욕설 파문으로 국격을 깎아내리더니 급기야 거짓 해명으로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며 “거짓말은 막말 외교참사보다 더 나쁜, 국민이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민주당 169명의 국회의원이 정녕 ××들이냐. 윤 대통령은 이번 외교 참사와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하고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데 대해 국민께 직접 사과해야 한다”며 “대통령실 외교라인과 김 수석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 박 장관의 무능은 돌이키기 어려우니 경질하지 않으면 국회에서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외교 활동은 행정부의 수장으로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가 원수 지위에서 대한민국 전체를 대표해서 하는 활동”이라며 “각 정당이나 개인이 볼 때 비록 흡족하지 않은 부분이 있더라도 대한민국 국가 대표로서 국익을 지키기 위해 하는 활동이니까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오른쪽)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에도 ‘혼밥 문제’부터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통령이 외교활동을 하는 중에 그것이 오히려 국내 정쟁의 대상이 돼서 그 성과를 깎아내리는 일이 없도록 서로가 그런 점에 대해 생각을 같이했으면 좋겠다”며 “정권은 바뀌는 것이고 대한민국은 영원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대표 선수로서 대통령 외교활동 중에는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는 그런 풍토를 만들어 나가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순방과 관련해 깎아내리기에 올인하고 있다. 당력을 집중해 외교활동을 폄훼하는 일은 정당사에 없는 일”이라며 “민주당이 진정 국익을 생각한다면 윤 대통령이 순방을 통해서 얻은 한미, 한일 관계의 의미 있는 성과를 국회에서 살리고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윤 대통령이 기시다 (일본) 총리와 직접 만나면서 문재인 정권이 망쳐놓은 한일 관계의 새로운 희망의 싹을 틔웠다”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대한 우려 사항을 직접 전달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대한민국 전기차 상황을 인지하게 한 것은 외교적 쾌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은 조문외교에 모든 가짜뉴스를 생산하며 제2 광우병 사태를 만들려 하더니 이제는 한일, 한미 정상회담 성과까지 깎아내려 정치적 이득에만 혈안”이라며 “사적 대화까지 이용해 동맹관계를 이간시키려 한다. 국가 원수의 외교적 노력까지 왜곡 비방하는 것을 삼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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