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만에 시총 11조 증발한 하이브의 고민

이석 기자 입력 2022. 9. 2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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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논란 불거질 때마다 주가도 '들썩들썩'
전문가들 "BTS 공백 메울 멀티 레이블 이미 가동 중"

(시사저널=이석 기자)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하이브는 올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5122억원, 영업이익은 8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4%와 215% 증가했다. 증권사들의 예측을 넘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이다. 향후 전망 역시 나쁘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하이브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조6318억원, 2450억원으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9.9%와 28.8%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하이브의 주가는 실적과 정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이브 주가는 지난해 11월16일 41만4000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BTS의 활동이 정점일 때였다. 당시 하이브의 시가총액은 17조4300억원으로 (주)LG와 삼성생명, 하나금융지주, 두산중공업, KT&G 등 쟁쟁한 기업을 제치고 26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하이브 주가는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9월21일 현재 하이브의 종가는 15만5500원이다. 10개월 만에 주가가 62.4%나 하락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6조4302억원(코스피 50위)으로 1년도 안 돼 11조원이 증발했다.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시사저널 박정훈

매출 사상 최고점 찍었지만 주가는 '반 토막'

향후 전망 역시 회의적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줄줄이 하이브 주가 전망치를 내려잡고 있다. 최근 6개월 전체 증권가 평균 목표가는 28만7139원으로, 직전 6개월 목표가(42만6382원)보다 32.7%나 하락했다. 하이브와 함께 국내 4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포함된 JYP엔터와 SM 등의 주가가 최근 크게 상승한 것과 대조되고 있다.

실제로 JYP엔터는 최근 CJ ENM을 제치고 코스닥 엔터 대장주에 올랐다. 지난 1년간 주가는 3만9750원에서 6만2400원으로 56.9%나 증가했다. 최대주주 이수만의 사익편취 논란에 휩싸였던 SM 역시 오너 리스크에도 주가가 19.3%(6만4900원→7만7400원) 뛰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K드라마와 달리 K팝은 콘텐츠 제공 주체인 기획사가 매출과 이익을 모두 가져간다"면서 "K팝이 최근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엔터테인먼트주가 자연스럽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은 하반기 엔터 4사의 합산 영업이익을 상반기 대비 21% 증가한 2100억원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하이브 주가가 '나홀로 추락'을 계속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BTS 군입대에 따른 불확실성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는다. 하이브는 최근 BTS 관련 병역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주가가 요동을 쳤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8월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데드라인을 정해 놓고 결론을 내리라고 했다. (BTS 여론조사를) 빨리 하자고 오늘 아침 참모들에게 지시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국가의 이익을 고려하면서 최대한 빨리 결정을 내리겠다"고도 했다. 이날 하이브 주가는 6.76%(종가 18만1500원)나 상승했다. BTS 관련 여론조사를 군 면제 가능성으로 시장에서 판단했기 때문이다. 포털사이트 종목 토론방에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무조건 받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못지않게 국위 선양한 BTS의 병역 특례는 당연하다'는 등의 글로 도배됐다.

주가 상승세는 하루 만에 꺾였다. 다음 날 이 장관이 말을 바꿨기 때문이다. 그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책질의에서 "여론조사는 국민의 뜻이 어떤지 보겠다는 취지다. 거기(여론조사 결과)에 따라서 결정하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날 하이브 주가는 전날보다 8.26%나 급락했다.

BTS 매출 의존도 87%→67% 하락 주목

6월14일 BTS가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을 때도 하이브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당시 BTS는 유튜브 채널 '방탄비비(BANGTANTV)'를 통해 그룹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하이브의 주가는 24.9%나 폭락했다. 하이브의 시가총액은 7조9812억원에서 5조9962억원으로 하루 만에 1조9850억원이나 날아갔다. 그만큼 BTS의 병역 이슈는 활동 중단과 이어지는 사안이니만큼 하이브의 실적 전망치를 가늠케 하는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하이브의 BTS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의 생각은 달랐다. 하이브가 상장한 2020년만 해도 BTS 관련 매출이 전체의 87%를 차지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멀티 레이블 체제를 가동하면서 BTS 의존도가 67%까지 낮아진 상태다. 특히 음반 판매와 공연 모객의 BTS 의존도는 각각 43%와 26%로 크게 감소했다. 더블 밀리언셀러로 성장한 세븐틴, 앨범 발매 때마다 두 배씩 성장하는 투바투, 최단 기간 초동 밀리언셀러로 등극한 앤하이픈 등 BTS의 공백을 메울 가수가 여럿 배출됐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2분기 이후 BTS 활동이 뜸하지만 세븐틴과 TXT 등 소속 가수들의 경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인 걸그룹 르세라핌과 뉴진스 등의 앨범 판매 성적도 나쁘지 않다. 여기에 더해 올해만 3팀, 내년에는 그 이상의 신인그룹 데뷔가 예정돼 있다. 이남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만 세븐틴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르세라핌의 앨범 판매량이 860만 장으로 210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면서 "BTS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멀티 레이블 체제가 잘 작동하고 있는 만큼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게임과 플랫폼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6월28일 출시한 게임 '인더섬 with BTS'의 경우 누적 이용자 수가 600만 명을 기록했다. 팬 플랫폼인 위버스 2.0 업데이트를 통해 V라이브와 통합 구축 작업도 최근 마무리한 상태다. 이지은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위버스는 2021년 말 이타카 홀딩스 소속의 저스틴 비버 유저들의 평균 이용시간이 크게 늘어났다"면서 "2022년 말 이타카 홀딩스 소속의 주요 글로벌 아티스트들이 입점하면서 이용자 수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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