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발언·해명 놓고..野 "외교 참사" 與 "국익 훼방꾼" 충돌(종합)

한상희 기자 윤다혜 기자 2022. 9. 2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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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참 할 말 없다" 박홍근 "민주당 169명이 정녕 새끼들인가"
정진석 "사적 혼잣말 키워 내내 얘기"..주호영 "야당 의미하더라도 유감"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린 투자신고식 및 북미지역 투자가 라운드 테이블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2.9.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윤다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한 발언과 이를 둔 대통령실의 해명을 둘러싸고 23일에도 여야가 정면으로 부딪쳤다.

더불어민주당은 "재앙 수준의 외교 참사" "거짓 해명"이라고 맹폭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 '혼밥' 논란을 거론하며 역공을 펴는 한편 "국익 훼방꾼"이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환담을 마친 후 주변 참모진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OOO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파문이 일었다. 여기에 OOO이 '바이든'으로 알려진 데 대해, 대통령이 미 의회와 바이든을 향한 것이 아니라 한국 국회의 야당을 언급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또다른 논란을 낳았다.

야당에선 맹폭이 쏟아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 할 말이 없다. 뭐라고 말씀드리겠나"라며 "국민은 망신살이고 엄청난 굴욕감, 자존감의 훼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48초 회담'관련해 "국민을 속이는 일을 하면 안 된다. 지나치다"며 "국민을 존중하고 두려워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이 15시간 만에 내놓은 것은 진실과 사과의 고백이 아닌 거짓 해명"이라며 "굴욕과 빈손 외교도 모자라 욕설 파문으로 국격을 깎아내리더니 급기야 거짓 해명으로 국민을 분노케 했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외교 참사 대신 169명의 민주당 의원에게 화살을 돌려보려는 것조차 낯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다"며 "국민 대표 기관인 민주당의 169명의 의원이 정녕 새끼들인가"라며 윤 대통령의 사과, 외교라인과 김은혜 홍보수석비서관의 경질을 촉구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윤 정권의 외교라인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이번 외교 참사는 재앙 수준"이라며 "박진 외교부 장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즉각 경질해야 하고 김은혜 수석은 파면해야 한다. 최종 책임자는 윤 대통령 본인으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엄호에 나섰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지나가면서 사적으로 혼잣말을 한 걸 키워서 대정부질문 내내 이야기하는 것이 우리 국익 전체에 도움이 될지"라며 "좀 숨 고르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저는 가까이 있지 않고 현장에 없었다"며 "동영상만 여러 차례 봤는데 딱히 그렇게 들리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진행자가 '지상파 방송 3사가 모두 오보를 냈다는 건가'라고 거듭 질문하자 "제 귀가 나쁜지 모르지만 아무리 여러번 들어봐도 명확히 들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에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정권은 바뀌는 거고 대한민국은 영원한 것인데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서 대통령 외교 활동 중엔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는 그런 풍토를 만들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못하고서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우리 야당을 말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많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의 여지가 있음을 우회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석기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 내내 민주당의 제 얼굴 침뱉기식 정치공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2017년 문 전 대통령 방중 당시 혼밥 논란, 중국 측의 대통령 수행기자단 폭행 의혹 등을 거론하며 "이런게 바로 굴욕 외교이고 외교참사"라고 비판했다.

김 사무총장은 "결국 우리 스스로 얼굴을 먹칠하는 꼴이라는 것을 왜 모르나"라면서 "(민주당은) 부디 정신 차리고, 제발 국익의 훼방꾼 노릇을 더이상 하지 말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역만리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해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는 대통령을 향해, 야당은 성과를 말하기도 전에 외교 공식 석상도 아닌 이동 중 대통령의 혼잣말을 침소봉대해서 외교적으로 연결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또 "대통령실에서 일부 언론과 민주당의 주장이 잘못됐다는 명확한 사실을 밝혔다"며 "민주당의 왜곡된 날갯짓이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혈맹과 거대한 국익을 훼손하는 나비효과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백성들의 삶은 안중에도 없고 예송논쟁으로 날을 세던 조선시대 권력 다툼이 초래한 역사적 비극을 민주당은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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