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윤 대통령 발언, 아무리 들어도 '바이든'으로 안 들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의회·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비속어 논란에 대해 “동영상을 여러 차례 봤는데 딱히 그렇게(바이든 대통령을 욕하는 것으로) 들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바이든이나 미국을 거론할 이유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고 나오는 길에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미)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한 장면이 언론에 포착됐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2일(현지시간)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 실제 발언은 “국회에서 이 XX들(더불어민주당)이 승인 안 해주면,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해명했다.
정 위원장은 “일단 대통령실 해명을 믿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며 “(윤 대통령이) 그냥 지나가면서 사적인 혼잣말을 한 것이다. 이걸 그렇게 정말 키워서 해명문 (내고) 내내 이 얘기를 하는 것이 우리 국익 전체에 도움이 될지, 조금 숨 고르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언론이 다 오보를 냈다는 것이냐’는 사회자 질문에 “제 귀에는 명확하게 들리지가 않았다”며 “제 귀가 나쁜지 모르지만 아무리 여러 번 들어봐도 명확하게 들리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 참석과 관련한 민주당 비판에 대해 “저희들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이 많다”며 “자꾸 민주당에서 흡집내기, 물어뜯기를 하는데 도가 지나치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외국에 나가서 국익을 위해 정상외교 강행군을 벌이는 국가원수에게 스토킹 하듯이 해서는 안 된다”며 “국익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지 않으면 (안 되는) 엄중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순방 기간 중 이뤄진 한·일 정상 간 약식 회담에 대해 “전 정권에서 만든 뇌관을 제거하는 폭탄처리반 역할을 윤석열 정부가 하고 있는 것”이라며 “2년9개월 만에 양국 정상이 직접 면담을 시작한 것은 대화의 재개를 의미하는 것으로 나름대로 성과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가해자인 일본이 한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해 “아베 전 총리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합의한 위안부 합의랄까, 국가와 국가 간의 약속이 이행이 안 되고 있다”며 “사법 체계가 다른 데서 기인할 수도 있지만,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결정적으로 양국 관계를 어그러뜨리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일본 입장에서는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때 다 끝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우리 판단은 다른 것”이라며 “전 정권에서 한일 관계가 그 문제 때문에 악화돼서 결국 죽창과 토착왜구, 반일 문제가 지배함으로써 양국 대화는 단절 상태로 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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