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신인이 100이닝 향해 간다, 던진다 해도 말려야 할 때다

정철우 2022. 9. 2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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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져도 너무 많이 던진다.

이제는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줘야 할 때가 됐다.

하지만 데뷔 첫 해 부터 불펜 투수가 100이닝 가까이를 던진다는 건 위험 신호가 아닐 수 없다.

"100이닝 이상 투구한 만 25세 이하 투수들 중에서 전년도 시즌에 비해 30이닝 더 많이 투구한 선수들의 부상 확률이 급격하게 올라간다"는 버두치 이론을 들이대지 않더라도 1군 경험 없는 투수의 100이닝 투구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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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져도 너무 많이 던진다. 이제는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줘야 할 때가 됐다.

이 페이스라면 시즌 100 이닝까지 채울 수 있는 페이스다. 던지겠다고 해도 말릴 때가 됐다.

두산 신인 투수 정철원(23) 이야기다.

정철원이 시즌 100이닝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신인에게 너무 가혹한 숫자다. 지금이라도 관리가 필요하다. 사진=천정환 기자
정철원은 2018년 2차 2라운드 20순위로 입단한 선수다.

1군 데뷔는 올 해가 처음이다. 그동안 2군에서만 뛰엇고 군대에 다녀오느라 데뷔가 늦어졌다.

정철원은 22일 고척 키움전서 1.2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홀드를 따냈다. 시즌 19홀드. 이제 1홀드만 더 채우면 생애 첫 20 홀드를 데뷔 시즌에 기록하게 된다.

하지만 정철원의 기록 행진이 그다지 반갑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너무 많이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철원은 22일 현재 53경기서 67.1이닝을 던졌다. 지금까지 투구수는 1060개나 된다.

22일 경기서도 무려 40구의 공을 던졌다. 4일만의 등판이기는 했지만 그 전엔 3연투를 했었다. 이전 투구수와 상관 없이 한 경기 30구 이상 투구한 선수는 하루 정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상식이다.

두산 불펜에 믿을 만한 투수가 크게 부족한 탓에 정철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정철원이 좀 더 던지는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기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정철원은 보호를 받아야 할 유망주 투수다.

정철원은 올 시즌 1군에서만 던진 것이 아니다. 2군에서도 등판 기록이 있다.

2군에서의 정철원은 11.1이닝을 던졌다. 1,2군 등판 이닝을 더하면 80이닝에 가까워지고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토탈 100이닝 까지도 가능한 상항이라 할 수 있다. 두산이 절대 넘어서는 안될 선이다.

정철원은 이전까지 1군 등판 기록이 없는 투수다. 상대적으로 팔꿈치나 어깨가 싱싱할 수 있다. 체력 훈련을 많이 하기로 유명한 선수인 덕에 지금은 크게 힘이 안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데뷔 첫 해 부터 불펜 투수가 100이닝 가까이를 던진다는 건 위험 신호가 아닐 수 없다. 처음 해 보는 일이라 힘든 줄 모르고 던지고 있겠지만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100이닝 이상 투구한 만 25세 이하 투수들 중에서 전년도 시즌에 비해 30이닝 더 많이 투구한 선수들의 부상 확률이 급격하게 올라간다"는 버두치 이론을 들이대지 않더라도 1군 경험 없는 투수의 100이닝 투구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올해 뿐 아니라 내년 이후, 그 긴 시간을 잘 던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정철원은 좀 더 보호 받아야 한다.

팬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수 생명을 건 도박에는 찬성할 수 없다.

정철원은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팀 성적이 바닥을 헤매고 있는 만큼 개인 성적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하지만 타이틀 하나를 따내기 위해 미래를 담보 잡힐 수는 없다.

앞으로 철저한 관리 속에 마운드에 오르길 기원한다. 이미 충분히 무리가 될 수 있는 투구를 한 정철원이다.

이제는 호흡 조절을 할 때다. 두산이 깊은 어둠 속에서 발견한 한 줄기 빛인 만큼 더 소중하고 아껴가며 활용해야 할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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