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교장관, 젤렌스키 겨냥 "개XX" 욕설 파문

김혜리 기자 2022. 9. 2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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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장 90분이나 늦게 출석해서
20여분간 발언 후 서둘러 퇴장
미 "비난 메시지 듣기 싫어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TASS연합뉴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22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개XX(son of a bitch)”라 불러 논란이 일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개XX” 등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돈바스 지역에서 국제법을 위반하고 대인 지뢰 등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 정권의 범죄를 은폐하는 데 일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정권에 대한 미국의 정책 기조를 설명하는 데 “그(젤렌스키)는 개XX지만, 우리(미국의) 개XX”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러시아 국영 스푸트니크통신은 라브로프 장관의 이 발언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이 니카라과의 독재자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가르시아와의 관계를 설명할 때 쓴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상대방이 악행을 저질러도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눈감아 준다는 뜻이란 것이다.

또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고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인들의 권리를 짓밟았다며 “특별 군사작전을 수행하기로 한 결정은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고 우크라이나군을 훈련시키는 국가들은 분쟁의 당사자라면서 “서방은 집단으로 이 분쟁을 의도적으로 조장했지만 아직 처벌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회의장에 90분이나 늦게 나타난 라브로프 장관은 20여분 간 할 말만 하고 성급히 자리를 떴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에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 외교관들은 거짓말로 범죄를 선동하고 은폐하는 등 전쟁범죄에 직접적으로 연루돼 있다”고 맞받아쳤다. 라브로프 장관의 욕설에 대해선 “적절치 못한 상스러운 말을 썼다”고 비판했다. 또 라브로프 장관이 서둘러 자리를 뜬 것에 대해선 “러시아 외교관들은 러시아군만큼이나 잽싸게 달아나는 것 같다”며 비웃었다.

쿨레바 장관은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부분적 동원령에 대해선 “푸틴이 자신이 패배하고 있음을 전 세계에 알린 것”이라며 “30만명이든 50만명이든 동원해도 이 전쟁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 강조했다. 미 정부 관계자도 “라브로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반복적인 비난 메시지를 듣는 상황을 견딜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는 러시아인들이 세계에서 점점 고립되고 있는 증거”라고 평가했다고 CNN은 전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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