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탈출 민간인 대응계획 놓고 獨 "문 열겠다"..발트 3국은 "반대"

핀란드에선 관광비자 중단 검토

EU, 8차 對러 제재안 마련 속도

유럽연합(EU)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동원령을 피해 자국으로 탈출하는 러시아인 ‘엑소더스’ 행렬에 대해 공동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발트 3국이 러시아인의 망명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공언하는 등 반발이 만만치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

에릭 마머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러시아인 대탈출 문제와 관련해 EU 차원에서 공동의 의견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피터 스타노 대변인도 “원칙적으로 우크라이나에서의 불법 전쟁에 반대하는 용기를 지닌 러시아 시민들과 연대해야 한다”며 “많은 시민이 합법적인 방법으로 러시아를 떠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EU의 이 같은 방침에 독일이 가장 먼저 화답했다. 독일 내무부는 “강압적으로 위협받는 러시아 탈영병들이 독일에서 국제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며 정치적 박해를 이유로 망명신청을 한다면 문을 열어 놓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은 동원령을 피해 탈출하는 러시아 시민에게 망명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핀란드는 러시아인에 대한 관광 비자 중단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러시아 정부는 수습에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인 대탈출과 관련해 “매우 과장된 보도”라며 “이에 대한 가짜정보가 많다”고 주장했다. 한편 EU는 러시아 8차 제재안 마련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8차 제재안엔 러시아산 석유 가격 상한제 도입과 민간첨단기술 수출통제 조처 등이 담길 예정이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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