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서 '액맥이 타령'.."가야금 메고 월드 버스킹"

2022. 9. 2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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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와이키키 해변 야자수 나무 아래로 커다란 스카프를 깔고 앉아, 가야금을 뜯었다.

전 명창은 "'오징어게임', '기생충' 등의 K-드라마와 K-무비,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K팝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때에 생소하지만 이색적인 가야금 병창을 세계인에게 보여주고, 교감할 수 있어 행복했다"며 "이번 하와이 버스킹은 월드 버스킹의 시작점이다.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지속 진행되길 희망하며 자랑스런 우리 국악이 바람따라 널리 울려퍼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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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옥 명창의 '국악 세계화'
무형문화재 가야금산조 이수자
와이키키 해변 야자수 아래
스카프 깔고앉아 가야금 뜯어
코로나 액운 쫓고 전세계인 위로
클라우드 펀딩, 일부 수익 기부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 야자수 나무 아래로 커다란 스카프를 깔고 앉아, 가야금을 뜯었다. 분홍 빛깔의 고운 한복을 입은 전해옥 명창의 손 끝에서 흐르는 낯선 선율에 사람들의 발길이 모였다.

“코로나19와 같은 나쁜 액운을 쫓고 모두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액맥이 타령’을 연주했어요. 와이키키 해변에 모여든 서양인들은 이 곡의 의미도 모를 텐데도 진지하게 집중한다는 걸 느꼈어요.”

무형문화재 제 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이수자이자 김해전국가야금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전해옥 명창이 지난 달 미국 하와이로 버스킹을 다녀왔다.

전 명창은 “3년 전 대통령상을 받은 뒤 조금 더 국악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일조하고, 가야금 병창을 알리고 싶었다”며 “월드 버스킹의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하늘문이 닫혀 마음속으로만 바라오다 마침내 첫 단추를 끼우게 됐다”고 말했다.

전통악기 연주자가 홀로 ‘월드 버스킹’을 떠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전 명창이 처음 버스킹을 시작한 것은 2020년 5월 서울에서였다. 그는 “코로나19가 닥치며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보낼 때 예술가로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 너무나 답답했다”며 “이럴 때일수록 음악으로 희망을 주고, 살아있음을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심장인 광화문에서 ‘액맥이 타령’을 연주하며 첫 버스킹을 시작, 동서남북 네 방위에 해당하는 지역들(한양도성, 한강망원지구, 북촌 한옥마을, 남대문)에서 연주를 이어갔다.

전 명창은 “우리 선조들이 고단하고 지친 삶에서도 음악으로 한을 달래고 신명으로 흥을 풀어내며 역경을 이겨낸 것처럼 이들의 지혜가 묻어나는 음악으로 전 세계인들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고자 했던 것이 2년여 만에 성사됐다”며 벅찬 심경을 전했다.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에선 ‘액맥이 타령’을 비롯해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상주 아리랑’을 비롯한 대표 민요는 물론 비틀스 ‘렛 잇 비’ 등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문 곡을 가야금으로 연주했다. 당시 공연 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됐고, 편집 과정을 거쳐 추후 공개 예정이다.

현지에서도 기대 이상의 반응이 쏟아졌다. 전 명창과 함께 한 콘텐츠 제작사 이영랑 힐링영 대표는 “국악, 그것도 가야금 병창이라는 장르를 버스킹 연주로 접한 외국인들이 굉장히 신기해했다. 저마다 휴대폰을 꺼내들고 사진도 찍고 촬영도 하는 등 많은 관심을 보여 함께하는 내내 뿌듯했다”고 말했다.

첫 해외 버스킹을 위해 전 명창은 클라우드 펀딩도 진행했다. 3주간 진행된 펀딩을 통해 조성된 후원금은 월드 버스킹 제작비로 쓰고, 일부 수익은 결식아동을 돕는 ‘선한 영향력 가게’에 기부할 계획이다.

전 명창은 “‘오징어게임’, ‘기생충’ 등의 K-드라마와 K-무비,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K팝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때에 생소하지만 이색적인 가야금 병창을 세계인에게 보여주고, 교감할 수 있어 행복했다”며 “이번 하와이 버스킹은 월드 버스킹의 시작점이다.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지속 진행되길 희망하며 자랑스런 우리 국악이 바람따라 널리 울려퍼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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