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찰떡호흡' 강지은과 백민주 "여자복식은 더 큰 성장 자극제다"

김창금 2022. 9. 23. 10: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더 큰 성장 자극제다."

프로당구 피비에이(PBA) 크라운해태의 원년 팀 멤버인 강지은(30)과 백민주(26)는 22일 강원도 춘천시 엘리시안강촌에서 열린'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2-2023' 2라운드 종료 뒤 올 시즌 도입된 팀 리그의 새 포맷인 여자복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강지은은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있지만 승수를 쌓아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고, 백민주도 "애버리지가 아무리 좋아도 상대가 잘하면 진다. 승수를 올리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프로당구 크라운해태서 3년 한솥밥
눈빛만 봐도 마음 알아 손발 척척
둘 "잠자는 시간 빼면 당구 생각"
프로당구 크라운해태의 여자선수인 강지은(왼쪽)과 백민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더 큰 성장 자극제다.”

프로당구 피비에이(PBA) 크라운해태의 원년 팀 멤버인 강지은(30)과 백민주(26)는 22일 강원도 춘천시 엘리시안강촌에서 열린‘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2-2023’ 2라운드 종료 뒤 올 시즌 도입된 팀 리그의 새 포맷인 여자복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팀 리그는 피비에이 8개 팀이 겨루는 단체전으로 개인종목인 당구에서는 일종의 혁명처럼 받아들여지는 경기 양식이다. 특히 올 시즌엔 여자끼리만 호흡을 맞추는 여자복식이 도입돼 여성 선수들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강지은은 “혼합복식에서는 수준이 매우 높은 남자 선수의 조언에 많이 의존한다. 하지만 여자복식에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 더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종의 여자당구 독립선언으로도 읽힐 수 있다. 백민주도 “혼합복식과는 느낌이 다르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성장한다는 것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언니 동생 같은 둘은 피비에이 여자복식의 환상 커플이다. 3년전 팀리그 출범부터 한솥밥을 먹었고, 팀에 여자 선수가 둘뿐이어서 늘 여자복식에 출전한다. 강지은의 정교함과 백민주의 파워가 이뤄내는 조합도 궁합이 맞지만, 밝은 성격이 둘이 빚어내는 심리적·화학적 결합은 최고다.

크라운해태의 주장 김재근은 “둘이 굉장히 큰 역할을 한다. 벤치에서의 응원도 팀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밥먹을 때 메뉴 선택에서도 둘의 의견을 존중하면 손해나는 게 없다”며 웃었다.

실제 둘은 2라운드 7경기 가운데 초반 4경기 여자복식 경기에서 4연승을 달렸다. 둘은 이후 3연패를 겪었는데, 팀도 졸지에 3연패에 빠졌다. 강지은은 “팀 리그 경기는 정말 긴장도가 높다. 조금만 삐끗하면 순식간에 경기를 내줄 수 있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당연히 훈련량도 늘었다. 백민주는 “경기 자체보다 연습훈련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고, 강지은도 “경기 중에 겪는 어려움이 시간과의 싸움이다. 빨리 판단하기 위해서는 더 몰입하고 연습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거들었다.

“잠자는 시간 빼면 당구만 생각하는” 둘은 응원전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매우 짧은 머리 스타일로 열성 응원을 펼치는 백민주의 목소리와 동작은 텔레비전 화면을 가득 채우기도 한다. 백민주는 “저는 성격이 극 외향적이다. 동료를 응원하는 마음이 너무 크다. 그것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다른 머리 스타일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짧게 치고 다녔다. 남자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난 이 스타일이 좋다. 아주 편하다”고 말했다.

크라운해태 선수들. PBA 제공

강지은도 백민주의 외향성에 뒤지지 않는 ‘끼’가 있다. 그는 “민주 때문에 내가 묻히는 것이다. 나도 어려서부터 남자들과 어울려 축구를 하기도 했다. 민주와 나는 성격에서도 비슷한 점이 있다”고 장단을 맞췄다.

둘은 여자부 애버리지, 승률 부문에서 각각 톱10에 드는 실력파다. 특히 올 시즌부터는 1경기 7세트 가운데 여성 선수가 참여하는 세트가 3개나 되면서 여자 선수의 비중이 커졌다.

강지은은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있지만 승수를 쌓아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고, 백민주도 “애버리지가 아무리 좋아도 상대가 잘하면 진다. 승수를 올리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은 3쿠션 당구에 대해, “연습의 기억”(백민주) “어렵다”(강지은)라고 말했다. 가로 2.844m, 세로 1.422m 당구대 위에 놓인 공의 위치는 한번이라도 똑같을 수가 없다. 체력도 꽤 많이 든다.

그럼에도 둘은 “당구 없이는 못산다”고 말한다. 왜냐고? “당구공의 딱~ 딱~ 맞는 소리 들어봐요. 그건 마법과 같아요.” 둘은 한마음이다.

강촌/글·사진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