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몰카범 잡은 고교생 "여동생 생각에 무조건 잡아"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22. 9. 23. 09:51 수정 2022. 9. 2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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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다가 불법촬영 현장보고 범인 붙잡아
핸드폰 부수고 증거 인멸하려하자 영상찍어
부모님은 "잘했다, 다음번엔 좀더 신중히"
피해자는 누군가의 가족, 지나치지 말아달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고등학생 OOO군 (익명)

잠시 후에 러시아, 우크라이나전 이야기 할 텐데요. 다시 좀 심각한 이야기 들어가기 전에 우리의 마음을 정화하고 가겠습니다. 짧은 인터뷰를 하나 준비했는데요. 요즘 참 불의를 봐도 내 일처럼 나서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세상에 세 명의 고교생이 용감하고 정의롭게 다른 시민을 구했습니다. 어떤 일이냐면 등굣길에 누군가가 불법 촬영을 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고 용감하게 그를 제압해서 경찰에 넘긴 고등학생들이 지금 화제예요. 심지어 이 범인이 휴대폰을 부수기 시작하니까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증거로 찍어놓는 기지까지 발휘했다고 하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용기 있는 친구들 가운데 한 명, 연결해보죠. 불러보겠습니다. 용감한 학생 나와 계세요?

◆ 익명>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학교십니까?

◆ 익명> 학교, 그냥 기다리고 있었어요.

◇ 김현정> 전화 기다리면서 지금 학교, 수업 못 들어가고 계셨어요?

◆ 익명> 괜찮습니다. 아직 시작을 안 해서.

◇ 김현정> (웃음)그래요. 학교에서 지금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이 엄청 자랑스러워 하시겠는데요.

◆ 익명> 맞습니다.

◇ 김현정> (웃음)그렇죠. 어디 다친 데는 없고요?

◆ 익명> 네.
 


◇ 김현정> 일단 당시 상황이 궁금한데 지금 참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그 상황. 등굣길 상황을 설명을 해 주시겠어요, 직접?

◆ 익명> 등굣길에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여자 분이) 남자 분을 잡고 있는 걸 봤는데. 남자 분이 잡고 있는 손을 뿌리치려고 하셔서 제가 잡았습니다. 그리고 경찰관님을 기다리는 중에 남자 분이 증거인멸을 하시길래 한 손으로 남자 분을 잡고 한 손으로 증거 인멸 하는 장면을 찍었습니다.

◇ 김현정> 잠깐만요, 그러니까 등굣길인데 어떤 남성이, 어떤 어른이 불법 촬영을, 어떤 여성의 불법 촬영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 거예요. 뒤에서. 그때 먼저 누가 나선 거예요, 학생들 중에.

◆ 익명> 그 남자분 뒤에 여자 분이 뭐하냐고.

◇ 김현정> 여학생이?

◆ 익명> 네.

◇ 김현정> 뭐하냐고.

◆ 익명> 네. 그래서 위에 올라가서 상황 정리 중에 제가 그걸 보고 제가 잡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에스컬레이터라고 제가 들었거든요. 불법 촬영을 왜 에스컬레이터에서 밑에서 이렇게 위를 촬영하는 거 있잖아요. 그 불법 촬영 하는 걸 보고 먼저 여자 고등학생이 그 남성을 잡았고, 뭐하시는 겁니까? 이렇게. 그걸 보고 우리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 학생이 같이 도와서 제압을 한 거예요.

◆ 익명> 네.

◇ 김현정> 그런데 제압을 하려고 그랬더니 이 어른이 막 도망갔다면서요. 가해자가.

◆ 익명> 도망 가려고 한 건 아니고요. 그 여성 분이 먼저 도망치지 못하게 가방을 잡고 있었는데 제가 뒤를 돌아보는 순간 남자 분이 가방을 약간 뿌리치고 도망치려는 것 같아서.

◇ 김현정> 뿌리치고.

◆ 익명> 그래서 제가 그걸 보고 바로 가서 잡았습니다.

◇ 김현정> 아니, 왜 그러십니까? 뭐하시는 겁니까? 하니까 그 가해자가 뭐라고 하셨어요, 그 순간.

◆ 익명> 그냥 아무 말 안 하고 계속 한숨만 쉬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한숨만, 또 안 그랬다고 하지는 않고 오리발 내밀지는 않고 한숨만 쉬셨어요?

◆ 익명> 네.

◇ 김현정> 그런데 저희가 보여드린 장면, 우리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 학생이 찍은 그 장면은 휴대폰을 막 벽에다 대고 부숴요, 가해자가. 저거는 증거 인멸하려고 저런 거예요?
 

불법촬영범이 학생들에게 붙잡히자 자신의 핸드폰을 부수는 장면 [학생 본인 촬영]


◆ 익명> 그런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저걸 보면 굉장히 폭력적인 상황이고 이 사람이 흥분해 있는 것 같은데 저걸 보면서 어떻게 저걸 증거를 남겨야겠다, 촬영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셨어요?

◆ 익명> 네.

◇ 김현정> 무섭지 않았어요?

◆ 익명> 당시에는 놓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우선시 들어서 바로 행동으로 옮겼던 것 같고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도 똑같이 행동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래도 순간 겁은 좀 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잖아요. 흉기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그런 생각을 안 한 거예요?

◆ 익명> 아예 안 하지는 않았는데 그냥 그 상황에서 가장 우선시 생각 들었던 게 무조건 잡아야겠다라는 생각이 우선시 들었던 것 같아서 그냥 먼저 행동을 이어갔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무조건 잡아야겠다, 그 순간 여동생 얼굴도 떠오르고 막.

◆ 익명> 네.

◇ 김현정> 초등학생인 여동생이 있다면서요.

◆ 익명> 네.

◇ 김현정> 그럼 내 동생이 저런 일 당할 수 있는, 내 일처럼 생각하면서 뛰어들었구나.

◆ 익명> 네.

◇ 김현정> 그렇죠. 잘했어요. 그래서 경찰한테 이 가해자 넘기고 우리 친구들은 다 정상 등교했어요?

◆ 익명> 네, 학교에 말씀드려서 정상 처리 해 주셨어요.

◇ 김현정> (웃음)당연하죠. 학교에서 지각 처리하시면 안 되죠. 선생님들이 뭐라고 그러셔요?

◆ 익명> 잘했다고 보시는 선생님들 마다 다 칭찬해 주셨어요.

◇ 김현정> 학교에서 표창장은 안 받으셨어요?

◆ 익명> 아직 그런 얘기는 못 들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집에 돌아가서 부모님한테도 말씀드리셨을 텐데 부모님은 뭐라고 하십니까?

◆ 익명> 부모님도 처음에는 잘 하셨다고 칭찬하셨는데 나중에 그런 일이 있으면 아까 질문하셨던 것처럼 흉기나 그런 거 들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씀하셨어요.

◇ 김현정> 부모님 입장에서는 그렇죠. 그러면서도 자랑스러워 하시죠.

◆ 익명> 네.
 


◇ 김현정> 잘했습니다. 잘했습니다. 참 어려움에 처한 시민을 봐도 돕기는 커녕 심지어 신고전화도 안 하고 모른 척하고 지나가는 어른들도 꽤 많은 세상이에요. 그 어른들한테 꼭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다고요?

◆ 익명> 네. 여러분의 가족을 생각하시고 피해자는 누군가의 소중한 자녀이고 가족입니다. 지나치시지 마시고 꼭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 김현정> 피해자는 누군가의 가족이다. 내 가족처럼 생각하고 피하지 말고 여러분, 저처럼 용감하게 나서주세요. 그런 말씀이에요.

◆ 익명>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웃음) 어쩜 이렇게 목소리가 씩씩하고 조금 귀엽고 그러세요? 잘하셨습니다. 오늘 인터뷰도 아주 감사드리고요. 이제 얼른 들어가서 공부도 열심히 하세요.

◆ 익명>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익명> 안녕히계세요.

◇ 김현정> 장안의 화제죠. 불법 촬영하고 있는 어른을 고등학생들이 힘을 합쳐서 잡아낸 사건의 주인공, 고등학생 직접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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