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우영우..10개 국어하는데 신발끈 못 묶는 '자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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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조제프 쇼바네크.
그런 그가 독학으로 히브리어, 산스크리트어 등 10개 언어를 배우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수많은 인물을 배출한 파리의 명문대 시앙스포를 졸업한 뒤 철학 박사학위를 땄다.
그는 자폐를 갖고 있다.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는 쇼바네크가 자신이 경험한 자폐를 담담하게 풀어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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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조제프 쇼바네크. 만 6세까지 말하지 못했고 신발 끈도 묶지 못했다. 말할 수 있게 된 후에도 간단한 인사를 하거나 빵을 사는 일은 여전히 어려웠다. 그런 그가 독학으로 히브리어, 산스크리트어 등 10개 언어를 배우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수많은 인물을 배출한 파리의 명문대 시앙스포를 졸업한 뒤 철학 박사학위를 땄다.
위에서 느껴지는 괴리감이 이것으로 설명될까. 그는 자폐를 갖고 있다. 최근 종영한 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모습이 겹쳐 보이며 그를 ‘프랑스의 우영우’로 칭할 수도 있겠다.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는 쇼바네크가 자신이 경험한 자폐를 담담하게 풀어낸 책이다.
책은 그의 천재성에 집중하지 않는다. 일상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준다. 자폐인에게 가장 큰 불안을 안겨주는 요인은 예정된 일에 변화가 생기는 상황. 10시에 끝나도록 예정돼 있는 수업에서 선생님이 10시 2분에도 말하고 있다면 자폐를 지닌 사람은 엄청나게 불안해진다. 실제로 저자는 선생님이 10시 5분이 되기까지 수업을 이어가자 큰 울음을 터뜨렸다. 누군가를 만나 인사하는 일은 그에게 산스크리트어를 해독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악수할 때 힘은 얼마만큼 줘야 하는지, 손의 어느 지점을 잡아야 하는지 모든 게 난관이다. 돌발 상황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그는 시앙스포에 처음 입학할 때 보조 식량부터 화장지에 이르기까지 온갖 잡다한 것이 담긴 큰 가방을 짊어지고 갔다.
이야기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저자는 판타지적 요소는 최소화한 채 자신이 겪은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친구들에게 맞아온 그에게 학교 친구들은 본인을 흠씬 두들겨 패는 ‘작은 괴물들’일 뿐이었다는 것, 불안감을 낮추려 찾은 정신과에서는 온갖 약을 처방받아 먹고 하마터면 평생 정신병원에 수용될 뻔하기도 했다는 이야기 등.
책은 장애를 딛고 성공을 이뤄냈다는 ‘인간 승리’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는 세상에 자폐‘인’은 없고 자폐를 ‘지닌’ 나 자신이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10개 국어를 하고 키가 195㎝이며 체코 출신 프랑스인이라는 것과 같은 여러 특징 중 하나일 뿐이라고. 그렇다. 책 제목처럼,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 304쪽, 1만6500원.
■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
조제프 쇼바네크 지음
이정은 옮김 | 현대지성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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