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질병-약' 끈질긴 삼각관계

박경일 기자 2022. 9. 2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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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에 얽힌 전쟁과 질병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다룬 책이다.

저자는 생화학 무기부터 마약, 펜타닐,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이르기까지, 약을 중심에 놓고 전쟁의 역사와 질병의 기원과 확산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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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백승만 지음│동아시아

약에 얽힌 전쟁과 질병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다룬 책이다. 저자는 생화학 무기부터 마약, 펜타닐,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이르기까지, 약을 중심에 놓고 전쟁의 역사와 질병의 기원과 확산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쟁은 질병을 확산하고 질병의 창궐은 약의 개발로 이어진다. 약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할 때는 전쟁의 와중이다. 전쟁의 급박한 상황에서 제약산업에 대한 투자는 확대되고, 임상 시험은 한층 더 과감해진다. 이런 경우 말고도 화학무기와 세균까지 동원하는 전쟁이 불러온 인류 보건의 위기는 다양한 약의 개발로 이어졌다. 전쟁 중에는 병사들의 질병 치유를 위한 약 개발도 빠르게 이뤄졌는데, 병사 개개인의 건강 때문이라기보다는 ‘전쟁 자산의 관리’ 차원이었다. 병사의 잠을 줄이기 위해 각성제가 만들어졌으며, 부상 병사의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진통제가 이런 식으로 개발됐다. 이 책에는 이라크 전쟁 때 미군이 독가스 살포를 우려해 병사들에게 먹인 해독제에 중독돼 참전군인 세 명 중 한 명이 PTSD 증상을 호소했다는 이야기부터, 일본 약화학자가 합성한 필로폰을 마시고 가미카제의 자살비행이 이뤄졌다는 이야기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촘촘하게 들어있다.

대개 이런 책들은 뒤로 가면 헐겁거나 느슨해지는 법인데, 마지막 장까지 풍성하고 탄탄하다. 아니나 다를까. 약학자인 저자가 경상국립대 약학대에서 하고 있는 교양 강의를 정리한 것이란다. 그의 강의는 수강 신청이 시작되자마자 가장 먼저 마감되는 손꼽히는 인기 강의라는데, 책을 읽어 보면 그럴 법하다. 332쪽, 1만7000원.

박경일 전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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