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피아니스트의 인생 이야기..'한 번 더 피아노 앞으로'

김용래 2022. 9. 23. 09:0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클래식 음악은 현실 도피가 아니다. (중략) 작곡가와 함께 인간 존재의 가장 심오한 일부를 탐험한다. 음악은 우리를 치유한다. 음악은 진통제가 아니라 항생제다."

'클래식 통역가'로 통하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60)는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지식인 20인'에 꼽힐 만큼 지적인 음악가로 유명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국 출신 세계적 피아니스트 허프 수필집 번역출간
임윤찬 우승 때 반클라이번 콩쿠르 심사위원 맡기도.."내면의 카리스마 느껴"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클래식 음악은 현실 도피가 아니다. (중략) 작곡가와 함께 인간 존재의 가장 심오한 일부를 탐험한다. 음악은 우리를 치유한다. 음악은 진통제가 아니라 항생제다."

'클래식 통역가'로 통하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60)는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지식인 20인'에 꼽힐 만큼 지적인 음악가로 유명하다.

세계 곳곳의 콘서트장을 누비며 관객을 만나고 60장 이상의 음반을 발표한 허프는 현대음악을 쓰는 작곡가이자,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지만, 틈틈이 메모하며 모은 생각의 편린들을 다듬어 부지런히 에세이를 발표하고 책을 내는 작가이기도 하다.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된 수필집 '한 번 더 피아노 앞으로'(현암사)에는 허프의 음악과 예술, 인생에 대한 솔직담백한 생각들이 사려 깊은 언어로 담겼다. 원제는 '거친 생각들'(Rough Ideas)이지만, 거칠지 않은 평이한 언어로 정갈하게 생각들을 풀어냈다.

오랫동안 후학들을 양성해온 교수님답게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음악도들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도 곳곳에 있다.

"언제나 하루에 곡 전체를 연습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규모가 큰 소나타의 경우 화요일에 1악장을 연습하고 나머지는 목요일에 연습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심지어 짧은 곡에서도 이 방법이 유용할 수 있다."

저자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2007년 이후 꾸준히 한국을 찾아 관객들을 만나온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각별히 한국을 찾을 만큼 애정이 깊다. 지난 8월에도 대전시향, 창원시향과 협연으로 한국 팬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선보였다.

서양보다 클래식 팬들의 연령대가 낮아 에너지가 더 충만한 공연장의 분위기가 한국 사랑에 한몫했으리라.

"특히 아시아의 콘서트홀에서 악보를 손에 꼭 쥐고 사진을 찍는 수많은 10대를 보는 것은 매우 가슴 떨리는 경험이다."

허프는 임윤찬이 지난 6월 역대 최연소로 우승한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을 맡았고, 현대음악 필수곡인 '팡파레 토카타'를 작곡했다. 임윤찬은 우승과 함께 허프의 이 곡을 가장 잘 연주한 경연자에게 주는 현대음악상도 받았다.

현암사가 출간 전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허프는 임윤찬의 반 클라이번 콩쿠르 연주에 대한 평가도 보내왔다.

"1라운드부터 윤찬 군의 연주가 너무 좋았고, 항상 결선에 진출하기를 바랐다. 윤찬 군이 준결선에서 리스트를 연주했을 때 그가 진정으로 초월적인 경지에 도달했다고 느꼈다. 빠른 손가락의 영특함보다는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그가 리스트의 수사학, 시야, 성격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건 속도가 아니라 일종의 내면의 카리스마다."

애정 어린 세심한 조언도 덧붙인다.

"가장 큰 위험은 그 나이대의 누구도 탈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리스트도 너무 많이 일했기 때문에 콘서트를 떠나야 했다. (중략) 윤찬 군이 그가 찾고 싶은 것들을 발견할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느끼길 바란다. 그의 앞날은 수십 년이나 남아 있다."

김하현 역. 520쪽. 2만4천원.

피아니스트이자 작가인 스티븐 허프 [스티븐 허프 공식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yonglae@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