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때론 형상기억합금 hape Memory Alloy)이 되고 싶다

송은애 시인 2022. 9. 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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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소음이 들려온다.

정겹고 형상기억합금처럼 그때가 되면 꼭 들리는 소리는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재잘재잘 들리는 유년의 소리처럼 정겹다.

전원 마을에서 들리는 개 짓는 소리, 아이 우는 소리, 아무 때나 울려오는 수탉의 울음소리를 마음으로 듣는다면 자연스런 소리가 아닐까 생각하다가도 예민해진 요즘 사람들의 시비 거리가 되는 세상에 어느 온도가 되면 원위치 되는 형상기억합금이면 좋겠다 하며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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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애 시인

여기저기서 소음이 들려온다. 꼭 그때가 되면 들리는 소리는 벌초하는 소리와 작은 시골마을 명절맞이 대청소할 때 나는 소리다.

윙윙 예초기 소리와 슥싹슥싹 갈고리로 베어진 잡초를 긁어내는 소리다.

또 소리가 들려온다. 윙윙 슥싹슥싹 시골동네라 그런가 했는데 도시 아파트 주변에서도 화단 정리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정겹고 형상기억합금처럼 그때가 되면 꼭 들리는 소리는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재잘재잘 들리는 유년의 소리처럼 정겹다. 누구도 소음이라고 시비 거는 사람도 없다. 오히려 행복하게 들려오는 소리는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은 소리로 마음으로 듣는 다정한 소리가 된다. 전원 마을에서 들리는 개 짓는 소리, 아이 우는 소리, 아무 때나 울려오는 수탉의 울음소리를 마음으로 듣는다면 자연스런 소리가 아닐까 생각하다가도 예민해진 요즘 사람들의 시비 거리가 되는 세상에 어느 온도가 되면 원위치 되는 형상기억합금이면 좋겠다 하며 그리워한다.

소리뿐 아니라 가끔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나는 쩍벌녀가 된다. 두 다리에 근육이 빠져 내 의지와 상관없이 꼴불견 상태가 되니 놀란다. 다리를 오므리려 해도 몇 정거장 못가서 다시 쩍벌녀가 되니 다리를 꼬아 앉게 된다. 다리를 꼬면 허리도 아프고 몸의 균형이 삐뚤어져 좁은 공간에서 애를 먹는다. 애써 참고 있지만 곤혹을 치르다가 젊음이 되살아나는 형상기억합금이 되면 좋겠다고 그리워한다.

불편한 자세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귀가해보니 멀리 강원도 춘천에서 김진묵 다큐멘터리 에세이집 '새'가 날아들었다. 그는 야성과 지성 두 날개의 균형만 맞으면 날 수 있다 하면서 인도 여행기를 보여주었다. 지구상에서 자연이 자연 그대로 유지된 곳이 인도라 해 경험 차 다녀온 이야기를 재미지게 기록했다. 새처럼 날아 자유를 찾으며 다닌 여행기에 매료돼 몇 장을 넘기다 한창 화두가 되어가는 환경운동과 결부해 또 형상기억합금처럼 오래전 과거에 머물러 자유를 느끼면서 읽어 내려간다.

변하고 나이 들어가지만 지켜야 할 모습이나 문화, 자연이 스스로 형상기억합금처럼 원위치로 돌아가는 시스템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되돌릴 수 없다면 그 자리에 머물며 과거의 원위치로 돌아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하며 근육 빠진 다리와 마음의 소리를 두서 없이 갈등하다 다시 제자리걸음하는 나를 발견하며 형상기억합금을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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