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칼럼] 일손돕기는 우리 농촌의 오아시스

정낙선 농협중앙회 대전지역본부장 2022. 9. 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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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뜨거웠던 여름을 지나 어느새 제법 선선한 가을의 계절, 추분(秋分)이 돌아왔다.

이처럼 절실한 우리 농촌의 일손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농협은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영농의 기계화와 스마트팜 같은 첨단 농업 기술을 현장에 접목하는 것이라 판단하고, 이를 확산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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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낙선 농협중앙회 대전지역본부장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을 지나 어느새 제법 선선한 가을의 계절, 추분(秋分)이 돌아왔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추분이 지나는 시기를 본격적인 가을의 시작으로 보았다.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벙인다'는 속담처럼 이맘때면 농촌은 수확기로 접어들면서 추수(秋收)·가을걷이로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한 시간을 보낸다. 과거 우리 농촌에는 바쁘고 힘든 영농철을 중심으로 농사일을 서로 거들어 주면서 품을 지고 갚는 '품앗이' 문화가 있었다. 그렇게 농촌 마을 곳곳엔 따뜻한 공동체가 형성돼 품앗이는 우리 민족 고유 문화의 한 갈래로 정착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너무나 가혹하다. 산업·도시화에 따른 이촌 향도로 2020년 403만 명이던 농촌 인구는 2021년 221만 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제 더 이상 품앗이는 보기 어려운 상황이니 아쉬울 따름이다. 거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제한돼 천정부지로 치솟은 인건비는 고사하고, 일손 자체가 없어 농민들의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최근 농촌경제연구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농촌의 가장 심각한 위험 요소가 일손부족(49.5%)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현장의 어려움과 여론조사 결과가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절실한 우리 농촌의 일손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농협은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영농의 기계화와 스마트팜 같은 첨단 농업 기술을 현장에 접목하는 것이라 판단하고, 이를 확산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렇지만 영농 기계화와 스마트팜이 정착될 때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농협은 일손 부족이 시급한 농가를 찾아 중앙회와 농축협, 은행, 생명·손해보험, 농협 관련 단체(고향주부모임·농가주부모임) 모두가 너나 할 것 없이 일손돕기에 동참해 농업인들의 시름을 다소나마 덜어주고 있다.

그러나 농협의 노력만으로 농촌 일손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범국민적 참여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어쩌면 농업인들이 무엇보다 간절하게 기다리는 것은 5000만 국민이 절박한 농촌을 찾아주는 따뜻한 마음일 것이다.

사실 농사일이 서툰 도시민들의 일손돕기는 농업인에 비해 전문성과 생산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그 마음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들에겐 큰 힘이 될 것이다.

지난주 직원들과 일손을 보태고자 찾았던 농촌 들녘은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옮겨놓은 듯이 아름다웠다. 이제 농업·농촌은 단순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역할을 넘어 식량안보, 환경·생태계 보전, 여가·휴식처 제공, 문화유산 보존 등 국가와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우리 농촌을 위해 국민들이 바쁜 일상을 쪼개 농촌의 어려움을 덜어준다면 농업인들은 분명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로 보답할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의 실천만 남았다. 서로 도우면서 농촌 문화를 이뤘던 품앗이, 즉 국민 모두와 함께하는 농촌 일손돕기가 일손 가뭄으로 속 타는 농업인들의 농심(農心)에 시원한 오아시스가 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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