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고요'의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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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철(63)은 물질자본주의의 첨단에 이른 디지털 시대에 대한 비판과 성찰을 마치 잠언과 같은 언어로 담아내 주목받은 재독 철학자입니다.
그렇지만 정보가 가져다주는 특유의 흥분과 놀람에 익숙해져, 한병철의 지적처럼 우리는 어느새 우리가 대면해야 할 사물에는 등을 돌리고 신기루 같은 정보와 그것이 일으키는 소음에 우리 자신을 더욱 맞추어 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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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철(63)은 물질자본주의의 첨단에 이른 디지털 시대에 대한 비판과 성찰을 마치 잠언과 같은 언어로 담아내 주목받은 재독 철학자입니다. 이번에 출간된 <사물의 소멸>(김영사)을 펴보니, 그의 사유와 감각은 여전합니다. “디지털 질서는 세계를 정보화함으로써 탈사물화한다.” 손에 잡히고 확고하게 존재하는 사물이나 사건과는 다르게 정보는 마치 신기루와 같습니다. 그렇지만 정보가 가져다주는 특유의 흥분과 놀람에 익숙해져, 한병철의 지적처럼 우리는 어느새 우리가 대면해야 할 사물에는 등을 돌리고 신기루 같은 정보와 그것이 일으키는 소음에 우리 자신을 더욱 맞추어 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스마트폰을 쥔 손 안에서 세상의 모든 것을 움직일 수 있다고 착각하면서.
한병철은 ‘고요’에 귀기울이라고 조언합니다. 정보의 세계는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는 고요의 세계를 결코 용납하지 못합니다. 정보가 아닌, 진짜 사물들이 머무는 그곳에서 우리는 다만 주의 깊게 바라보고 귀 기울이게 될 것입니다. “고요하고 수수한 사물들을, 곧 평범한 것들, 부수적인 것들, 혹은 통상적인 것들”이 우리를 존재에 정박하게 할 것입니다.
<한겨레> 책지성팀은 지난 주부터 ‘반올림(#)책’이란 제목으로 뉴스레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매주 꼭 알아두어야 할 신간들을 엄선해 소개하는 서비스입니다. 디지털 세상을 핑계 삼아 또 하나의 소음을 만드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됩니다. 다만 이건 ‘책을 위한 것’이라 자위해 봅니다. 고요의 세계로 나아가는 ‘통로’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최원형 책지성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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