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동원령 군사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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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면서 "특수군사작전을 시작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공세가 교착 상태에 놓이자 푸틴이 군사작전이라는 용어를 버리고 전쟁을 선포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푸틴의 '동원령 군사작전'도 효과를 거두지 못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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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면서 “특수군사작전을 시작했다”고 했다. 세계는 이를 전쟁으로 단정했지만, 푸틴의 구상은 달랐다. 그는 침공 개시 48시간 안에 수도 키이우와 주요 도시를 장악한 뒤 페체르스크 수도원 앞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항복을 받아내는 군사작전을 폈다고 주장했다. 해당 수도원은 푸틴이 2004년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당시 찾았던 곳이니 상징성이 컸다.
‘다윗과 골리앗’을 떠올릴 정도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력 차이는 엄청나다. 하지만 젤렌스키를 중심으로 ‘우리 땅’, ‘우리 가족’, ‘우리 집’을 지키겠다는 우크라이나군과 국민의 ‘저항’은 거셌다. 푸틴의 계획은 보기 좋게 실패했다. 이틀 만에 끝내겠다는 군사작전은 7개월째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가 동맹국들의 지원 덕을 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자국민의 자발적인 행동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푸틴은 급기야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소련 시절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군 동원령을 발동했다. 명분은 이랬다. “러시아 보호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 서방이 러시아에 ‘핵 협박’을 가한다면서 유사시 강력한 대응을 경고한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공세가 교착 상태에 놓이자 푸틴이 군사작전이라는 용어를 버리고 전쟁을 선포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군에 근무했고 특정 전공과 상응하는 경험을 가진 예비군 30만 명을 동원하겠다는 푸틴의 작전계획이 초반부터 뻐걱거린다. 외신에 따르면 동원령 발표 이후 러시아 예비군의 국외 탈출 러시가 일어나고 있다.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 등 모스크바에서 무비자로 갈 수 있는 인근 도시 직항편은 매진됐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5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속속 러시아 관광객 입국을 불허하기로 해 육로를 통해 러시아를 빠져나가는 것도 힘들어졌다. 구글과 러시아 검색 사이트 얀덱스에서는 ‘팔 부러뜨리는 방법’, ‘징병을 피하는 방법’ 등의 검색이 크게 느는 등 입대 회피 방안을 찾는 예비군의 ‘저항’이 거세다. 군 동원령 대상 예비군에 대한 채무 상환 유예 등 각종 당근 정책도 소용 없는 모양이다.
푸틴의 ‘동원령 군사작전’도 효과를 거두지 못할 조짐이다. 무모하게 전쟁을 일으킨 결과다. ‘내 나라 지키기’라는 큰 뜻을 품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싸운 푸틴이 패배의 쓴 잔을 드는 꼴이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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