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210] 대만해협에 부는 바람
샛바람, 하늬바람, 마파람, 높새바람…. 동서남북(東西南北)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순우리말 표현이다. 듣기에 좋으며 정겹기까지 하다. 우리 기상청에서 분류하는 각종 바람의 이름도 쉽고 편한 표현이어서 역시 듣고 부르기에 좋다.
바람이 없는 상태를 고요, 가벼운 상태를 실바람, 그보다 조금 강하면 남실바람으로 적는다. 이어 산들바람, 건들바람, 흔들바람, 된바람으로 차츰 급을 높인다. 중국에서는 이들을 무풍(無風), 연풍(軟風), 경풍(輕風), 미풍(微風), 화풍(和風), 청풍(淸風), 강풍(强風)으로 적는다.
이 정도의 바람이면 우리가 생활하는 데 달리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 그러나 센바람(near gale), 큰바람(gale) 등급으로 들어서면 사람이 걷기조차 곤란해지거나 아예 걸을 수가 없을 정도에 이른다. 중국의 표기는 질풍(疾風)과 대풍(大風)이다.
이보다 더 급수가 높아지면 재난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큰센바람(strong gale)은 중국에서 ‘매서운 바람’이라는 뜻의 열풍(烈風)으로 적는다. 건축물에도 다소 손해가 미치는 정도다. 노대바람은 한자로 광풍(狂風)이라고 적는다. 일부 건물이 위험해지고, 약한 나무는 뿌리째 뽑히는 정도다.
왕바람(storm)은 중국에서 폭풍(暴風)으로 표기한다. 그 다음은 싹쓸바람이라고 해서 허리케인과 태풍(颱風)급의 바람이다. 더 높은 단계도 있지만, 그들을 표현할 때는 강(强)이나 초강(超强)이라는 수식을 허리케인과 태풍 앞에 붙이는 형식이다.
요즘 들어 중국이 무력 침공 가능성을 자주 내비쳤던 대만해협에 긴장감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급기야 ‘중국의 대만 침공 때 무력 개입’을 공식 확인하면서 더욱 그렇다. 센바람, 큰바람 정도가 이제는 노대바람과 왕바람으로까지 거세졌다. 잠잠했던 대만해협에 이제는 격랑(激浪)이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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