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군 동원령 내리고 핵 위협한 푸틴, 인류의 적 되려하나

2022. 9. 2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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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예비군 동원령을 내리고 핵 위협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돈바스 등에서 일부 영토를 수복해 러시아군이 수세에 몰리자 전세를 뒤집기 위해 위험한 도박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핵전쟁 공포를 조장하는 것은 세계 평화를 위협하며 인류의 적을 자처하는 야만적인 행동이다.

푸틴 대통령은 21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예비군 30만명의 우크라이나 전쟁 투입을 지시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첫 동원령이다. 그는 또 "핵무기로 우리를 협박하는 자들은 바람이 그들을 향해 방향을 틀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서방 위협을 구실로 상황에 따라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실제로 '국제적 왕따' 신세인 푸틴으로선 지금보다 전세가 불리해지고 외교적·경제적 고립이 심화할 경우 서방의 강력한 제재를 무력화하기 위해 핵 위기를 고조시킬 공산이 크다.

하지만 푸틴의 이런 망동은 세계의 긴장과 분노를 자극하고 러시아의 고립만 심화시킬 것이다. 푸틴의 발표 직후 러시아 곳곳에서 반전시위와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세계 각국에서 규탄이 쏟아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의 핵무기 사용 위협에 대해 유엔총회 연설에서 "핵무기 비확산체제의 의무를 무시하고 유럽을 상대로 공공연한 핵 위협을 했다"며 비판했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미친 짓"이라고 했다. 푸틴의 핵 위협은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문제다. 북한은 최근 핵공격 지침을 담은 법령까지 만들고서 주변국에 핵무력 위협을 가하고 있다.

무모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막대한 인명 피해와 경제 손실을 끼치고 있는 푸틴은 이제라도 전쟁을 당장 멈춰야 한다. 특히 인류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무기까지 휘두르며 막가파식으로 좌충우돌해선 안 될 것이다. 이는 곧 인류 전체를 적으로 삼는 행동이기에 국제사회가 일치단결해 푸틴의 만행을 막고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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