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팔꿈치 통증 안고 9연패 끊었다.."더 던지고 싶었다"

김경윤 2022. 9. 2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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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양현종(34)이 왼쪽 팔꿈치 통증을 느낀 건 3회말 수비 때였다.

1회부터 전력투구한 양현종은 무리해서 공을 던진 탓인지 팔꿈치에 이상을 느꼈다.

3회 수비를 마친 뒤 더그아웃에 들어간 양현종은 이를 악물고 팔꿈치를 주물렀다.

양현종의 직구 구속은 팔꿈치 통증 여파 때문인지 4회부터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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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부터 통증 안고 역투..5위 사수 선봉
"8시즌 연속 170이닝 투구 기록, 사실 중요치 않았다"
'8년 연속 170이닝 투구' KIA 양현종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2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 종료 후 3대 1로 승리한 KIA 선발 양현종이 더그아웃에서 박수치고 있다. 2022.9.22 image@yna.co.kr

(창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양현종(34)이 왼쪽 팔꿈치 통증을 느낀 건 3회말 수비 때였다.

1회부터 전력투구한 양현종은 무리해서 공을 던진 탓인지 팔꿈치에 이상을 느꼈다.

3회 수비를 마친 뒤 더그아웃에 들어간 양현종은 이를 악물고 팔꿈치를 주물렀다.

중계방송에 나온 양현종의 표정은 비장했다.

양현종은 투구를 멈추지 않았다. 4회, 5회에도 등판했고, 6회 첫 타자 손아섭에게 3루타를 맞고 교체될 때까지 온 힘을 다해 공을 던졌다.

KIA 양현종 '9연패를 끊어라'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2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 1회 말 KIA 선발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2022.9.22 image@yna.co.kr

양현종은 2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이날 경기는 특별했다. 5위 KIA는 최근 9연패에 빠지며 6위 NC에 반 경기 차로 쫓기고 있었다.

양현종은 팀 10연패와 6위 추락의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사실 양현종의 최근 페이스는 그리 좋지 않았다.

올 시즌 이미 많은 이닝을 소화한 탓에 체력이 부치는 모습이 역력했다.

양현종은 8월에 등판한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99로 부진했고, 9월 이후 등판한 3경기에서도 평균자책점 5.00의 성적을 냈다.

이 기간 양현종은 단 1승을 거뒀고, 3패를 안았다.

반면 NC는 이날 경기를 겨냥해 좌완 에이스 구창모를 투입했다.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양현종은 물러설 곳이 없었다.

KIA 양현종 '가을 야구 소환'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2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 1회 말 KIA 선발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2022.9.22 image@yna.co.kr

어깨를 누르는 압박감과 부담이 상당했지만, 양현종은 힘차게 공을 던졌다.

양현종은 흔들리지 않았다. 2회 1사 1루 위기에서 윤형준과 서호철을 나란히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팔꿈치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 3회부터도 아픈 기색을 드러내지 않았다.

3회 마지막 타자 손아섭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직구 구속은 시속 147㎞였다.

양현종의 직구 구속은 팔꿈치 통증 여파 때문인지 4회부터 줄어들었다.

그러나 양현종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로 노련하게 상대 타선을 잡아냈다.

5회 2사 1루 위기에선 박민우와 8구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리드를 이어갔다.

9연패 끊은 KIA 양현종 '밝은 표정'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2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 종료 후 3대 1로 승리한 KIA 선발 양현종이 손 인사하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2.9.22 image@yna.co.kr

양현종의 투혼은 KIA 선수들을 깨웠다. 9연패 기간 수많은 실책을 범했던 야수들은 집중력 있는 플레이로 양현종을 도왔다.

블론 세이브를 거듭하던 불펜들도 전과 다른 집중력으로 두 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양현종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KIA는 NC를 3-1로 꺾고 9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아울러 5위도 지켜냈다.

이날 양현종은 5이닝 5피안타 5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KBO리그 최초로 8시즌 연속 170이닝 투구 기록을 세웠다. 그는 올 시즌 첫 번째 전 구단 상대 승리 기록도 거뒀다.

그러나 양현종에게 이런 성과들은 안중에 없었다.

경기 후 만난 양현종은 "(해당 기록을)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전해 들었다"며 "사실 기록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팔꿈치 상태에 관해 "3회 때부터 통증이 있었지만, 최소한 5회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공을 던졌다"며 "사실 더 던지고 싶었지만, 팔꿈치 상태로 인해 구위가 점점 떨어지리라 생각해 (6회에) 마운드에서 내려갔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순간적인 통증인 것 같다"며 "다음 경기 땐 큰 지장이 없을 것 같다"고 주변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연패를 끊은 소감을 묻는 말엔 "그동안 선수들과 코치진 모두 많이 힘들었다"며 "연패를 깨고 5위를 지킬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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