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완' 반즈, 부진 깬 완벽투.."많은 투구 이닝은 자부심"(종합)

이상철 기자 2022. 9. 22.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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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 6이닝 7K 무실점 호투, 29일 만에 승리
186⅓이닝 소화로 리그 1위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롯데 선발 반즈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2.9.2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부진의 터널에 갇혀있던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27)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중요한 길목에서 '좌승사자(좌타자 저승사자)'의 위력을 떨치며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반즈는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 롯데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LG 좌타자와 10차례 대결을 펼쳤는데 단 한 번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8월24일 창원 NC다이노스전 이후 29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된 반즈는 시즌 12승(12패)째를 거뒀다. 반즈의 호투를 앞세운 롯데(61승4무71패)는 3연승을 질주,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반즈는 팀 내 최다승 투수지만, 사실 이날 그의 역투는 '반전'이었다.

그는 8월3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16일 사직 키움전까지 최근 등판한 4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11.12로 부진했다. 5이닝이 최다이닝일 정도로 긴 이닝도 소화하지 못했고,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438에 이를 정도로 좌승사자다운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내림세가 뚜렷했지만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반즈에게 강한 신뢰를 보냈다. 서튼 감독은 "그가 부진했던 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우선 올 시즌 많은 이닝(180⅓)을 던지면서 피로가 쌓였다. 또 경기 중에는 병살 처리가 안 되거나 아웃카운트를 놓치는 등 야수의 수비 지원을 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이닝 시간이 길어지고 투구 수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즈가 오늘은 제 몫을 다할 것이다. (최소) 5이닝을 잘 막아낼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반즈는 서튼 감독의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5이닝을 넘어 6이닝을 책임지면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1회 타자 3명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더니 10타자 연속 아웃 처리했다. 4회초 1사 이재원 타석 때 2루수 송구 실책으로 처음으로 출루를 허용했으나 김현수를 삼진, 채은성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반즈는 5회초 2사에서 이형종에게 외야수와 유격수 사이에 떨어지는 첫 안타를 맞았는데 이날 그가 허용한 첫 안타이자 첫 외야로 날아간 타구였다. 그만큼 반즈는 LG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득점권 상황에 주자가 나간 것은 6회말이 유일했다. 이상호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후 박해민의 좌익수 플라이와 이재원의 3루수 땅볼로 2사 2루가 됐다. 반즈는 앞서 두 차례 삼진을 잡은 김현수와 대결했는데 예리한 슬라이더로 또 삼진으로 아웃시켰다.

지난 20~21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2경기 연속 11점을 따내며 뜨겁게 달궈졌던 LG 타선은 반즈 앞에서 차갑게 식었다. 류지현 LG 감독은 반즈를 공략하기 위해 이재원과 이상호 등 우타자를 배치하며 타선에 변화를 꾀했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LG 좌타자도 반즈와 10차례 대결을 벌였는데 한 명도 출루에 성공하지 못했다.

반즈의 호투 속에 승부의 추는 롯데로 기울었다. 롯데는 3회초와 7회초 3점씩을 따내더니 8회초 안치홍의 솔로포로 결정타를 날렸다.

찰리 반즈. ⓒ News1 이상철 기자

경기 후 반즈는 "오늘 전체적으로 공을 잘 던졌다. 직구는 물론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좋았다.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어 타자를 공략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부진했다가 반등한 부분에 대해서는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잘 던질 때도 있고 못 던질 때도 있다.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하자는 마음으로 훈련에 집중했다. 또 약간의 기술적 문제가 있었는데 이를 개선했기 때문에 좋은 투구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6이닝을 던진 반즈는 올 시즌 31경기에서 총 186⅓이닝을 소화했다.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투구 이닝이다. 이에 반즈는 육체적 피로를 느끼지만 훈장과도 같은 기록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등판한 경기에서 긴 이닝을 던지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투구 이닝 부문 순위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다면 자랑스럽다"며 "(많은 이닝을 던졌지만) 현재 몸 상태는 매우 좋다"고 말했다.

끝으로 반즈는 "이대호 은퇴투어의 마지막 경기에 등판한 데다 승리까지 올려 기쁘다"며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10월8일) 이대호의 은퇴식이 열리는 경기에도 투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고 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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