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장기보험은 온라인플랫폼서 비교·추천 제외해야"
보험대리점 업계가 금융당국을 상대로 자동차보험 등 장기보험을 온라인 플랫폼업체가 취급할 수 없게 해 달라고 요구하기로 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의 ‘보험 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본격화하면 보험설계사 등의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는 지난 20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자동차보험, 건강보험과 같은 장기보험을 온라인 플랫폼의 비교·추천 서비스 취급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금융당국에 건의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자동차보험은 보험설계사의 생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이미 온라인 판매 비중이 절반이 넘었다는 점, 장기보험은 온라인 비교·추천이 어렵고 대면으로 여러 특약을 설명해야 한다는 특성을 들었다.
협회는 온라인 플랫폼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 서비스를 하지 않도록 하고, 비교추천업과 계약체결대리업 겸영을 금지하며, 방카슈랑스와 같은 단계별 상품 규제로 보험설계사의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는 뜻도 전달하기로 했다.
이들은 45만 보험영업인 반대 서명 운동과 지난달에 이은 대규모 결의대회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월 제2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고 마이데이터 사업자, 전자금융업자가 여러 보험사의 보험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온라인 서비스를 오는 10월부터 시범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종신, 변액, 외화 보험 등 구조가 복잡하거나 취급액이 높아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제외하고 대면용, 전화(TM), 온라인(CM)용 상품 모두 취급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카카오페이의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광고’가 아닌 ‘보험 판매 중개’ 행위로 보고 금지했지만 새 정부 출범 후에는 이를 혁신금융 서비스로 한시적으로 허용해 제도화 여부를 검토한다. 당시 금융당국은 “플랫폼은 빅데이터 분석기술 등을 활용해 상품을 비교·추천만 할 수 있고, (보험대리점 등) 기존 모집채널은 설계사의 전문적인 설명 등으로 상품 판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보험대리점 업계는 “온라인상에서 대면용 상품까지 허용하고, 비교·추천 서비스로 권유단계까지 진행하는 것은 45만 보험영업인들의 소득 감소와 생계 위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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