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수사보고서 보니.. 이예람 성추행 가해자 "여군 조심하세요"

손현성 2022. 9. 22.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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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성폭력 피해자 이예람 중사가 직속 상관의 가해자 미분리 조치와 2차 가해에 시달려 온 구체적 정황이 공개됐다.

특검은 이 같은 장 중사의 2차 가해가 이 중사의 성폭력 피해사실이 사건 초기부터 소속 부대에 유포된 주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특검은 이 중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 주요 원인은 부대 내 2차 가해가 '방아쇠'로 작용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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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영 특검팀, 40여쪽 수사보고서 국회 제출
가해자 장 중사의 2차 가해 구체적 정황 적시
특검 "이 중사 사망은  2차 가해가 주요 원인"
공군 내 퍼진 부부 불화설은 "사실무근" 확인
공군 20전투비행단 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 등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 뉴스1

공군 성폭력 피해자 이예람 중사가 직속 상관의 가해자 미분리 조치와 2차 가해에 시달려 온 구체적 정황이 공개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안미영 특별검사팀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수사 결과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중사의 선임 부사관으로 강제추행 가해자인 장모(25) 중사는 2021년 3월 3일부터 18일 사이 부대 내 관사 휴게실에서 동료 군인들에게 "일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인데 신고당했다. 선배님들도 여군 조심하세요"라고 말했다.

이 중사의 성폭력 피해 발생 뒤 소속 부대 대대장의 가해자 분리 조치가 지연되는 사이, 장 중사는 이 중사가 허위신고를 한 것처럼 부대 동료들에게 말한 것이다. 장 중사는 범행 이유를 묻는 다른 군인에게 "이 중사가 받아주니 그런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장 중사는 부대 내 탄원서를 받아 군사경찰에 제출하고 스스로 추행한 사실을 인정하듯 동료들에게 "가벼운 터치가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검은 이 같은 장 중사의 2차 가해가 이 중사의 성폭력 피해사실이 사건 초기부터 소속 부대에 유포된 주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중사는 강제추행 사건 발생 뒤 같은 부대에 있던 장 중사와 마주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산책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 중사는 사망 전 성고충상담관에게 '창살 없는 감옥에 있는 느낌'이라며 고통을 토로했다고 한다.

특검은 이 중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 주요 원인은 부대 내 2차 가해가 '방아쇠'로 작용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성추행 사건 발생 직후 이 중사의 극단적 선택 위험성이 급격히 올라갔고, 소속 부대와 다른 부대 전입 뒤 증상을 악화시키는 2차 가해를 겪자 좌절감과 무력감에 빠졌다는 것이다.

특검은 이 중사가 남편과의 불화로 사망했다는 '부부 불화설'은 사실무근으로 밝히며 사망 원인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분명히 했다. 특검이 이 중사 휴대폰과 노트북, 상담일지, 이 중사 남편의 차량 블랙박스 등을 분석한 결과, 이 중사는 사망 직전까지 애칭을 부르며 남편과 친밀한 관계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 뒤 찾아간 상담센터에서 남편에게 여러 차례 고마움을 표현한 대목도 파악됐다. 부부 불화설은 공군본부 공보담당 장교 정모(45)씨가 공군에 쏟아지던 비난 여론을 반전시킬 의도로 허위사실을 퍼뜨렸다는 게 특검 조사 결과다.

특검은 지난 9일 정씨를 비롯해 장 중사와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 부대 대대장과 중대장 등 7명을 재판에 넘겼다. 특검은 전 실장의 수사 무마 의혹 핵심 증거로 간주된 녹취록을 조작한 혐의로 김모(35) 변호사를 구속하기도 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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