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왜덕산 '일본인 무덤'서 평화 모색

강현석 기자 2022. 9. 2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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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7년 9월16일 전남 해남과 진도 사이의 좁은 해역인 ‘명량(울돌목)’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13척의 전선으로 일본 수군 133척에 맞서 대승을 거뒀다. 임진왜란 3대 해전으로 꼽히는 ‘명량대첩’이다. 대패한 일본군은 물러갔지만 울돌목 인근 진도 해안가에는 왜군들의 시신이 수없이 떠밀려 왔다. 조선 민중들은 “죽은 사람은 적이 아니다”라며 시신 100여구를 수습해 묻어줬다. 진도군 고군면 내동마을에 ‘일본인 집단 무덤’이 생긴 사연이다. 이후 주민들은 이 산을 “왜군에게 덕을 베풀었다”는 의미에서 ‘왜덕산’이라고 불렀다.

전남도와 진도군은 22일 “진도문화원 주관으로 23일부터 이틀간 왜덕산 일원에서 한·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학술대회와 위령제가 열린다”고 밝혔다. ‘하나의 전쟁, 두 개의 무덤’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국제학술대회에서는 왜덕산과 일본 교토에 있는 ‘귀(코) 무덤’의 의미 등을 조명한다. 특히 진도 왜덕산 보전회와 교토 세계평화회는 ‘왜덕산 사람들의 교토 귀 무덤 평화제’ 공동추진을 합의하는 협약을 체결한다.

24일에는 왜덕산에서 위령제가 열린다. 위령제에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참석한다. 하토야마 총리는 2015년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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