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핵전쟁에 승자 없다"..EU "러시아 추가 경제 제재"

박용하 기자 2022. 9. 22.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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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연설 후 '서방 결속'
러군은 복무 연장에 불만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만 예비군 동원령을 선포하고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확전을 선택한 후폭풍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서방과 우크라이나는 푸틴 대통령의 21일(현지시간) 동원령 연설 이후 일제히 비난 성명을 내며 결집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비확산 체제의 의무를 무시하며 유럽을 상대로 공공연한 핵 위협을 했다”면서 “핵전쟁은 승자가 없는 전쟁이며 결코 일어나선 안 된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위 박탈과 전쟁범죄 처벌을 요구했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를 추가적으로 제재하고, 우크라이나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러시아를 정치·경제적으로 지지하는 개인과 단체에 추가적인 경제적 비용을 부과할 준비가 돼있다”며 8번째 제재를 시사했다. 이번 제재에는 앞서 주요 7개국(G7)이 제안한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나 러시아와의 사치품 거래 단속 등이 포함될 수 있다. EU는 다음달 중순쯤 추가 제재를 공식화하는 회의를 열 것으로 관측된다.

EU 장관들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에도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르마스 라인살루 에스토니아 외무장관은 로이터통신에 “푸틴 대통령은 서방을 겁주고 분열시키려 했지만, 그의 이번 연설이 판도를 바꾸는 순간이 됐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을 “실수”라고 부르며 이번 결정이 러시아를 더욱 고립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주변국들은 자국민들의 러시아군 입대를 막기 위해 문단속에 나섰다. 우즈베키스탄 검찰청은 러시아의 동원령 발동 직후 성명을 통해 해외에서 벌어지는 군사 분쟁에 참전하는 사람은 국내법에 의거해 형사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디언 등 서방 언론들은 동원령 자체의 효과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보였다. 30만명을 동원할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 이들을 소집하고 훈련시켜 전장에 보내는 데는 몇 달이 걸리기 때문이다.

11월부터 우크라이나에 가을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전장이 진흙으로 변해 진격이 힘들어진다. 이에 우크라이나군은 그 이전까지 화력을 집중할 태세인데, 러시아가 새로 징집한 병력들은 이 시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없다.

동원령이 러시아군이 겪고 있는 사기 저하를 더 심화시킬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계약직 군인들은 이번 동원령으로 복무 기간이 자동적으로 연장됐는데, 당초 제한적인 기간을 상정하고 온 이들은 불만이 커질 수 있다.

오는 11월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었다는 한 군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이대로 계속 싸울 수 없다”고 토로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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