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0.5%P 오르면 가구당 연간 이자비용 70만원 ↑
저소득층·청년 타격 클 듯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으로 다음달 한국은행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금리가 0.5%포인트 인상되면 국내 가구당 이자수지 적자 규모가 50만원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금리 인상은 이자소득이 적은 저소득층과 5억원 이상 빌린 청년층 과다차입자에게 더 큰 고통을 줄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은 22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가구당 연간 이자수지 적자 규모가 평균 50만2000원 증가한 604만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자수지는 이자수입에서 이자비용을 뺀 수치다.
한은은 금리가 0.5%포인트 인상되면 가구당 이자수입은 19만9000원 늘어나는 반면 이자비용은 70만1000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상 시 소득별 이자수지 적자 변화를 비교하면 5분위(소득 상위 20%)의 적자액은 83만9000원 늘고 처분가능소득 대비 이자수지 적자 비율은 0.8%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분위(소득 하위 20%)는 적자액이 21만9000원 증가하고 적자 비율은 2.0%포인트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전반의 이자수지 악화는 제한적이지만 이미 이자수지 적자 비율이 20%가 넘는 저소득 가구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은 청년층 과다차입자에게 더 큰 고통을 줄 것으로 추정됐다. 주식, 가상통화, 주택에 ‘영끌’ 투자를 했던 청년층의 리스크가 크다는 의미다. 금리가 1.0%포인트 오를 경우를 가정하고 가계대출 연체율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추정계수를 산출한 결과 5억원 이상을 빌린 청년층 과다차입자는 1.423, 취약차주는 0.966으로 나타났다. 전체는 0.352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가계의 부채 축소를 점진적으로 유도해 나가는 동시에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금융상품 개발을 촉진해 자산 포트폴리오의 실물자산 편중을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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