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히잡 미착용 여성 의문사.. 진상규명 시위서 9명 숨졌다
이란에서 20대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의문사한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시작한 시위가 9명의 사망자를 내며 더욱 거세지고 있다. 히잡 착용에 대한 항의를 넘어, 최근에는 체제 전반에 대한 반발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21일(현지 시각) 영국 BBC 방송은 마흐사 아미니(22) 사망 사건을 계기로 지난 17일 시위가 시작된 후 현재까지 16세 소년을 포함, 최소 9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인권단체 헹가우에 따르면 이 소년은 지난 20일 피란샤르 지역에서 시위를 벌이다 총에 맞았다. 사망자 중에는 진압 대원 1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미니의 고향 쿠르디스탄에서 촉발된 시위는 수도 테헤란과 시라즈, 케르만샤, 하마단 등 주요 20개 도시로 확산했다. 보수 성향이 강한 도시에서도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소셜미디어 영상에서 시위대는 한 손에 히잡을 들고 “여성, 인생, 자유” “언제까지 이런 모욕이 계속돼야 하나” 등 구호를 외쳤다. 시위 참가자가 히잡을 불태우고 머리카락을 자르는 영상, 불을 피워놓고 “우리는 전쟁 시대의 아이들이다. 맞서 싸우자”는 구호를 외치는 영상도 있다. CNN은 연료값 폭등으로 민심이 폭발한 2019년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라고 전했다.
최근 시위에선 “독재자에게 죽음을” 같은 반정부 구호가 등장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이란인터내셔널 방송은 “아미니의 죽음은 젊은 세대의 사회적 자유를 억압하는 체제의 압력을 상징한다”며 “엄격한 이슬람 규율을 적용하지만, 남은 것은 부패와 가난, 직업이 없는 수백만명의 젊은이”이라고 했다. 중산층 젊은 층이 높은 실업률과 경제난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성직자들은 여유로운 삶을 누리는 모순이 계속되자 종교적 의무에 대한 반발감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아미니는 지난 16일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테헤란의 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다 갑자기 숨졌다. 경찰은 사인을 심장마비로 추정했으나, 유족들은 지병이 없었다며 부인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히잡 착용을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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