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수상한' 해외송금 규모 10조원..가상화폐 차익거래 추정

신찬옥 2022. 9. 22.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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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내 은행을 통해 해외로 송금된 '수상한 자금'이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상당수가 국내 5대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은행을 거쳐 송금된 것이어서, 국내외 가상화폐 시세 차이를 노린 차익거래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은 22일 은행권 이상 외화송금 검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이상 외화송금 혐의업체는 총 82개사였고, 이상 송금 규모는 72억2000만달러(약 10조1000억원)였다. 지난달 14일 중간 발표결과 대비 업체 수는 17개, 송금 규모는 6억8000만달러(약 9500억원) 늘었다.

이후 금감원은 대대적인 은행권 추가 검사에 착수했다. 우리·신한은행 사례와 유사하게 여타 은행에서도 대부분 거래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이체된 자금이 국내 법인 계좌로 모인 뒤 해외로 송금되는 구조임을 확인했다. 국내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보다 비싸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차익거래와 연관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일부 은행직원의 위법행위 정황을 발견해 관련 정보를 유관기관에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상 해외 송금 거래 조사는 지난 6월 우리·신한은행이 자체 감사에서 비정상적인 외환 거래 사례를 포착해 금감원에 보고하면서 시작됐다. 당초 8조원 수준이었던 이상 해외송금 규모는 은행권 자체점검과 금감원 추가검사 결과 9조에서 10조원까지 늘었다. 송금 규모는 신한은행이 23억60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16억2000만달러), 하나은행(10억8000만달러), 국민은행(7억5000만달러), 농협은행(6억4000만달러) 순이었다. 송금업체 수는 신한이 29개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26개), 국민은행(24개), 하나은행(19개)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다음 달까지 12개 은행에 대한 검사를 마무리하고 필요하면 검사 기간을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이상 외화송금 혐의거래 등이 추가로 확인되는 경우 유관기관과 신속히 정보 공유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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