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스텝 쇼크..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 '개미 무덤'
외인 매도세 확산..개미는 '물타기'
고강도 긴축에 주가 부진 심화
경기 침체 장기화에 추세적 반등 어려울 듯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정책에 삼성전자(005930), 네이버(035420), 카카오(035720)가 개미(개인투자자) 무덤이 되고 있다. 이른바 국민주식으로 불리던 이들 종목은 나란히 신저가를 경신하며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개인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 연일 물타기로 대응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고강도 긴축 정책으로 경기 침체 심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는 만큼, 당분간 세 종목의 추세적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이달 4번째 신저가 경신
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1.63% 하락한 5만4400원을 기록했다. 한때 5만43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16일, 21일에 이어 이날까지 이달에만 4번째 신저가를 나타냈다. 신저가를 기록하는 주기는 계속 짧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를 매도세를 견인한 것은 외국인으로 1098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단 하루 제외하고 13거래일 순매도하고 있다. 기관도 이날 1002억원 팔아치웠다. 개인만 2020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이 심화한 것은 미국의 긴축 정책이 강화되며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된 탓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확산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고 가격이 하락이 예상된다. 특히 올 3분기부터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인 ‘하이퍼 스케일러’의 투자가 축소되고 있는 점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 성장주이자 국민주로 꼽히는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 역시 이날 신저가를 기록했다. 네이버는 전날 대비 3.05% 하락한 20만6500원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20만4000원으로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카카오는 전거래일보다 4.22% 하락한 6만1300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도 장중 6만1100원을 기록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달에만 각각 4번째, 6번째 신저가를 기록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최근 주가 하락은 외국인이 견인하고 있다. 이달 들어 네이버를 9거래일 순매도했다. 카카오는 2거래일을 제외한 12거래일 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네이버를 단 이틀만 제외하고 12거래일 순매수했으며, 카카오는 14거래일 담았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성장주라는 점에서 주가 눌림폭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긴축 정책에 따른 금리 인상 시 성장주는 미래가치 할인율이 높아져 주가 하락하는 경향이 커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엔데믹으로 인한 인터넷 사용률 하락 등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코로나 특수로 형성된 높은 기저와 연초부터 이어진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엔데믹으로 하반기 네이버의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네이버, 카카오 등 세 종목의 시가총액은 단 하루만에 7조6415억원 증발했다. 삼성전자는 5조3728억원이 사라졌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1조663억원, 1조2023억원이 날아갔다.
삼성전자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민주들은 당분간 추세적인 주가 상승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 전망이 예상보다 강화되면서 경기 침체가 심화할 수 있어서다. 미국 연준은 올해 금리 인상 전망을 3.4%에서 4.4%로 100bp(1bp=0.01%포인트) 높였다. 이 같은 계획에 따르면 오는 11월과 12월 FOMC에서 75bp, 50bp 인상을 해야 한다. 4연속 자이언트스텝은 미국 역사상 최초다. 내년 금리 인상 전망도 4.6% 수준으로 추가 상승을 시사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 경기 모멘텀 악화라는 이중고에 상당 기간 시달릴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줬다”며 “연준이 제시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0.2%는 이는 하반기 침체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yes01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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